[르포] 대형마트 VS 전통시장,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
추석 차례상 차림 평균 비용, 대형마트 34만원‧전통시장 25만원 대형마트 할인 적용하면 큰 차이 없어…시장이 저렴하단 건 옛말
2023-09-26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김민주 기자 | 올 추석 차례상을 저렴하게 준비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계산이 분주하다.
26일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 육류, 어류 등을 구매하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수급 비용 상승으로 전년 대비 상품 가격을 올린 상인들과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실랑이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광장시장에서 10여년간 과일 상점을 운영해온 A씨(60세)는 “올해 비가 많이 와서 멍이 들거나 크기가 작은 사과가 많다”며 “이런 못난이 과일들은 개당 4000원 정도지만, 조상님 차례상에 올릴 과일은 크고 예쁜 것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두 배가량 비싼 7000~9000원짜리 대형 홍로 수요가 더 높다”라고 말했다. 과일 가게에서 만난 방문객 B씨(35세)는 “전통시장이라고 싸진 않은 것 같다”며 “이곳 시장에서 사과, 배 묶음 선물세트 한 박스가 8~9만원은 기본인데, 대형마트에서 각종 할인 혜택을 이용해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황난에 생산량이 줄며 과일값이 치솟았다. 사과는 과육이 썩는 탄저병이 번지고 있고, 배는 병충해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상품성 있는 물량이 더 줄어든 상황이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상점 입구엔 ‘차례용 조기 2마리 1만원’이란 팻말이 크게 붙었다. 마리당 도미는 1만2000원, 민어는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수산물 가게 사장 C씨는 “위생, 할인 등을 따지며 대형마트가 더 낫다고 비판하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다”며 “엔데믹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랜 단골들의 대용량 택배 주문을 제외하면 올해 수완 역시 좋지 않은 편”이라고 토로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추석을 한 주 앞두고 조사한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0만4434원에 달했다.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의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을 기준으로 했다. 업태별로는 전통시장이 25만6652원, 대형마트가 34만2215원으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이 대형마트 보다 저렴하다고 조사됐지만, 실질적인 통신사‧멤버십‧특가 프로모션 할인 혜택을 적용할 시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단 평이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는 국내산 제수용 사과와 배가 3개 묶음으로 1만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농식품부할인지원이 가능해 1만5992원에 구매 가능했다. 특등급 프리미엄 선물용 사과와 배는 1개당 카드할인 적용 시 1만1100원에서 1만2211원에 구매 가능했다. 어류는 해양수산부과 진행하는 대한민국수산대전을 진행해 국산 참조기는 마리당 1000원에 구매 가능했고, 미국산 손질된 가자미는 마리당 3000원에 구매 가능했다. 한우는 홈플러스 멤버십 대상 40% 할인 중이었다. 1등급 한우 등심은 100g당 7550원이었으며, 1+등급 국거리용 우둔살은 100g당 3900원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제수용 홍로 사과 중 프리미엄 제품은 1개당 1만5000원에 판매중이었으며, 국내산 홍로 사과는 4개에 2만원에 판매중이었다. 국내산 신고배는 크기에 따라 1개당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에 판매중이었다. 국산 수조기와 참가자미는 마리당 1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1등급 암소한우는 등심이 100g당 3만3000원이었으며, 1등급 암소한우의 앞다리우둔살은 100g당 8800원이다. 한우는 해당 가격에서 30% 할인 판매 중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 수준 상승에 따라 원산지의 출처가 명확하고, 위생 관리 시스템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대형마트로 발길이 옮겨 붙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통시장에서도 대상(大商)을 제외한 일반 상인들은 작황난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보다 더 저렴하단 인식도 허물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