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3분기 실적 KB ‘독주’…신한·하나·우리 ‘뒷걸음질’ 우려
‘실적 잔치’ 끝난 금융지주 3분기 먹구름… KB만 ‘맑음’ 순이자마진 감소 직격탄...“非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주력”
2024-09-26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주요 금융지주들이 3분기 성적표는 암울할 거로 전망된다. 은행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자산 대비 이자 이익 비율)이 하락하며 순이익이 줄고 있어서다.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칠거란 분석이다. 금융회사는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두는데, 그 규모가 커지면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감소한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KB금융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6일 금융전문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7% 감소한 4조41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 곳은 KB금융지주였다. KB금융은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조3638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다. KB금융은 지난 상반기에도 비은행 계열사에서만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반기 기준으로도 3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달성했다. 은행 부문에서 순이자마진(NIM)이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고 비은행 부문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60대40 수익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연체율 상승 등 경기전망을 보수적으로 예측해 지난 상반기에만 적립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1조2570억 원에 달했지만 은행과 비은행에 고루 분포된 수익 포트폴리오 덕분에 올해 매 분기 1등 금융지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증권사들은 KB금융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NIM이 3분기 1~2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NIM은 1.86%로, 국내 은행의 평균 NIM(1.67%)을 웃돌고 있다. KB금융과 리딩그룹을 두고 접전을 벌이는 신한금융의 은행 NIM은 1.64%다. 대출이 꾸준히 늘며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까지 역성장했던 가계대출이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은 162조994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009억원 줄었다. 반면 라이벌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는 기저효과와 더불어 일회성 비용 발생 우려 등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한금융의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조2434억 원에 머물렀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자회사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매각이익 4438억 원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다. 사옥 매각이익을 제외한 경상이익은 소폭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자회사 신한투자증권이 이번 분기에 사적화해 형식으로 환매중단된 일부 사모펀드에 대한 손실보상을 실시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희망퇴직 비용과 예상을 상회할 추가 충당금 영향을 감안해 컨센서스 대비 5% 하회할 전망"이라면서 "은행 희망퇴직 비용은 790억 원 정도, 신한투자증권의 젠투 판매상품에 대한 사적화해 관련 비용도 감안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순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8% 감소한 9554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당시 대출자산의 비약적 성장으로 인해 컨센서스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이 감안된 결과로 전분기 대비로는 순이익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