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에 홍익표…총선 승리·갈등 봉합 등 과제 산적

당선 비결로 '선당후사' 정신 및 '당내 조직화' 꼽혀

2024-09-26     이설아 기자
홍익표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홍익표 의원이 선출됐다. 새 원내 사령탑에 오른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하나의 원팀"이라며 내년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을 무사히 봉합하고 산적한 현안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제4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열고 홍익표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에서 경쟁한 것은 김민석·홍익표·우원식·남인순(기호순) 의원 등 총4인이었으나, 선거 당일 오전 우원식 의원이 사퇴의사를 밝히며 실제 경선에는 김민석·홍익표·남인순 등 3인이 참여했다. 이중 과반 투표자가 나오지 않아 홍익표·남인순 의원이 결선을 치렀고, 홍 의원이 최종적으로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으로 "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민주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관리해내겠다"며 "값진 결과가 내년 총선에서 있을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대표가) 굉장히 어려운 단식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시간대에 원내대표 선거를 했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는 않다"며 "이 대표의 영장 기각을 기원하며 이후 사태에 대해서도 한 분 한 분 같이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그동안 홍 원내대표가 보였던 '선당후사' 정신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홍익표·남인순 의원 모두 3선 중진이자 '친이재명(친명)계'로 원내대표단 운영 방향이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하게 작용한 것은 개인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강남 지역에서의 당 지지율을 견인하려는 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성동구를 떠나 서초구 을 지역위원장을 자청한 바 있다. 여당의 세가 큰 서초에서실질적 재선은 불가능할 것으로 비치면서, 동료 의원들은 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큰 책임감을 발휘한 홍 원내대표를 고평가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 한 차례 출마했던 경험으로 다른 후보들 대비 더 수월하게 당내 조직화를 이뤘다는 설명도 나온다. 당시 홍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대표인 박광온 의원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었다. 홍익표 원내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원내대표단과 최고위원회로 구성되는 민주당 양대 지도부는 모두 친명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직전 박광온 원내대표단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지 못했다며 총사퇴했기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이재명(비명)계'는 처음부터 후보 자체를 내지 않아 자연스럽게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홍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총선을 앞둔 마지막 21대 국회 제1야당 원내대표인 만큼 해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쟁점 법안과 민생 법안들을 둘러싸고 여야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정치력이 요구된다. 현재 여야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일명 '4특검'으로 불리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규명 특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특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특검 등을 놓고서도 이견을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여당과의 협상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임기 시작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정부·여당에 대응할 원내 전략을 당장 도출해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원내 당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 계파 간 화합을 도출하는 것도 홍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경쟁 후보들이 입 모아 '이재명 대표 체제로의 단일대오 민주당'을 강조했기에, 홍 원내대표의 숙고가 요구된다. 중도 사퇴한 우원식 의원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당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며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민석 의원도 누가 당선되든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요청 및 이 대표 구속 시에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 금지 약속, 이 대표 체포안에 '가결' 의사를 표한 비명 의원들의 정치적 책임 부과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경선 후보들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홍 원내대표는 약 30여 명 가량의 '비명' 의원들을 어떻게 감싸안을 지 고민해야 한다. 무작정 '비명' 의원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힌다면 '친명' 의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고, 그렇다고 '비명'을 내치자니 주요 현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개혁적 정책통'으로 분류된다. 서울 관악고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으며,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김근태계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