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문재인 비하 사과···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추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렸다. 국회는 신 후보자의 안보관 등 논란이 된 과거 극우 발언을 집중 추궁했다. 신 후보자는 9·19 군사합의가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의라며 효력 정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선 사과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신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검증했다. 야당 의원들은 신 후보자의 막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주장 등을 문제 삼으며 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과거 신 후보자가 군사 쿠데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지적하며 "'군사 쿠데타가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었다'는 식의 인식을 가진 사람이 국방부 장관이라면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 지금이라도 과거 발언 사과하고 자진사퇴 용의는 없나"고 몰아세웠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신 후보자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목을 따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한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초대 악마"라고 비난한 것을 질타했다. 설 의원은 "말을 가려 써야 공인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발언이 있었다면 진솔하게 사과 해야 그나마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신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안보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과한 표현이 있었다"며 "제가 적절치 않았다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가 직접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육사와 홍범도 장군을 연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의 독립투사 경력은 존중하고 선양돼야 한다. 독립투사 증서를 준다든지 하는 건 괜찮은데, 북한 공산주의와 싸워 나라를 지킨 육사에서 홍 장군에게 (명예) 졸업장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육사 내 흉상은 육사의 총의를 모은 것이 아니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 된 것"이라며 "제가 장관이 된다면 흉상은 이전으로 이미 결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졸업장 근거해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이 설립된 것"이라며 "정신차리라"고 쏘아붙였다.

신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북한에만 유리하고 우리에겐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의"라며 "관련 부처를 설득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폐기는 못 하더라도 효력 정지는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9·19 군사합의로 인한 부작용이 무엇이냐'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정밀타격이 제한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휴전선 기준 평양까지는 140∼150㎞지만 서울까지는 40㎞에 불과하며, 수도권에 인구 50%가 몰려있다"며 "우리 재래식 전력은 양적으로 부족하고 비교우위가 있는 질적 전력으로 군사력 균형을 유지하는데, 비행금지구역은 빠르면 빠를수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신 후보자가 38년 전 중대장으로 있었던 부대에서 발생한 병사 사망 사고 원인이 불발탄에 의한 것으로 조작됐다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발표도 거론됐다. 야당은 신 후보자가 책임을 회피하려 사인 조작을 주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자는 "만일 그러한 이야기가 맞다면 그 시간부로 국방부 장관을 사퇴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