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건비‧자재값 폭등…‘스마트 팩토리’, 위기 대응책으로 부상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세 속 제조업 위기 ‘일파만파’ 확산 민‧관 협력 기반 혁신…2만5000개사 맞춤형 공급 지원

2023-10-03     신승엽 기자
이영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최근 국내 기업들이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스마트 팩토리’를 선택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 도입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정 효율화부터 자동화까지 다양한 단계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정쟁으로 요동치는 인건비와 글로벌 분쟁에서 비롯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란 게 절대적 평가다. 스마트 팩토리에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까지 더해질 경우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침체기에 빠졌다.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전에 대외 여건 악화로 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내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저해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중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반면, 타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상향조정됐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6%에서 2.2%, 일본은 1.3%에서 1.8%, 프랑스는 0.8%에서 1.0%로 각각 올랐다.  OECD의 전망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는 1.4%,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나타났다. 사실상 평균적으로는 1.4% 수준으로 전망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달 27일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3.68달러로 전날 대비 3.29달러(3.65%) 급등해 마감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서며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철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의 가격도 미국과 중국의 분쟁으로 연일 흔들리는 추세다.  자체적으로 원자재를 수급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침체기 극복이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산업계는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일궈냈다. 원자재 가격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대응으로는 감축과 혁신이 꼽힌다. 이중 혁신의 경우 제조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제조 방식의 변화는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스마트 팩토리는 일반적으로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자동화 공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은 효율화 작업까지 포함하고 있다.  제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망설인다. 악재가 지속되는 만큼 새로운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니즈를 파악한 정부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기업과 손도 잡았다.  정부의 판단은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생산성 29.4% 증가, 품질 42.8% 향상, 원가 15.9% 절감 등의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매출이 평균적으로 6.4% 향상됐으며, 고용도 1.5명 증가했다. 산업재해는 4.9%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매출 확대와 원가 절감, 품질 및 생산성 상승 등은 결국 참여 기업들의 성장세를 견인했고, 스마트 팩토리 관련 공급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냈다. 공급기업들도 꾸준히 빅데이터를 쌓을 경우 수요기업에 대한 서비스 품질이 고도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기부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 고도하를 꾀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지난달 18일 디지털 역량이 우수한 기업은 AI와 가상현실을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선도모델로 5000개사를 육성한다고 밝혔다. 기업 규모 및 형태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실현해 현실적인 제조 혁신부터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기초단계 공장 등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원하거나 민간이 정책금융을 활용해 2만개를 구축하도록 유도한다. 정부·지역·민간이 오는 2027년까지 디지털 제조혁신 기업 2만5000개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제조혁신의 한 축인 기술 공급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참여자들이 건전한 시장질서를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민간전문가가 기술 공급기업의 사업화 역량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그간의 도입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제조혁신 포털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국정과제인 중소제조업의 디지털 제조혁신을 추진해 제조업의 황금기를 만들기 위해 관계부처 역량을 모아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며 “정부·민간·지역이 원팀이 돼 2027년까지 디지털 제조혁신 기업 2만5000개사를 육성해 지능형 공장의 질적 고도화와 양적 개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