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상 회복 대책 찾아라”…글로벌 제조강국 韓 ‘흔들’

제조업경쟁력지수 2020년 기준 3위에서 4위로 밀려나 양적성장에 초점 맞춘 혁신 지원책, 질적성장 모색해야

2024-10-03     신승엽 기자
부산항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제조강국으로 평가받은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위상이 추락했다. 전기‧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주요 원자재를 생산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특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경쟁력지수(CIP)는 지난 2020년 기준 4위를 기록했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2020년 기준 CIP 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독일, 중국, 아일랜드에 이어 네 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서는 3위를 기록했지만, 아일랜드에 밀려 한 계단 내려왔다.  CIP 지수는 각국의 총체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정량지표다. UNIDO가 ‘1인당 제조업 부가가치’, ‘제조업 수출액’, ‘중고위기술군 제조업 비중’ 등 총 8개 항목에 대한 세부 통계를 종합해 국가별 단일지수로 집계한다. 2년에 한 번씩 통계를 발표하는 가운데, 작년 통계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이러한 순위 변동은 피하기 어렵다. 그간 원자재를 가공 및 재생산 후 판매하는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글로벌 정세에 흔들리기 쉬운 구조를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주요 산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주요 원재료 5개 품목(실리콘웨이퍼‧불화수소‧네온‧크립토‧제논)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연도별 반도체 주요 원재료 총 5개 품목 중국 수입액은 △2019년 6억3669만달러 △2020년 4억9106만달러 △2021년 6억5130만달러 △2022년 13억6666만달러 순이었다. 올해 7월 기준으로는 6억51354만달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중국과 멀어지는 추세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과 거리를 둘 경우 산업계의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도 주요 원재료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만큼, 대책이 요구된다.  자체적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제조 혁신뿐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혁신을 목표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고,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그간의 지원책은 양적성장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질적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