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이상 금융사 30곳…여성 등기이사 ‘제로’

금융사 74곳 여성 등기임원 11%

2024-10-03     이보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 74개사 중 30개사에 여성 등기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공받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금융사 74개사의 등기임원 현황에 따르면 등기임원 461명 중 여성은 52명(11%)뿐이었다. 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 6개사가 37명 중 6명(16%)으로 가장 여성 비율이 높았고, 그 다음으로 생명보험 20개사 124명 중 17명(14%), 은행 19개사 132명 중 14명(11%) 증권 29개사 168명 중 15명(9%) 순이었다. 여성 등기이사가 한명도 없는 금융회사들도 있었다. 5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여성 등기이사가 없었다. 이 외에도 대구·부산·광주·전북·경남·산업·케이뱅크 등 은행 7곳, 유안타·교보·하이투자·신영·유진투자·노무라·이베스트·IBK·DB금융투자·부국·BNK투자·한양·JP모간·케이프투자·골드만삭스 등 증권사 15곳, ABL·DB·DGB·흥국·KDB·하나생명 등 생명보험사 6곳, 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1곳(총 30곳)의 금융회사에서는 전체 등기이사 모두가 남성이다. 반면 신입 직원은 여성이 더 많다. 금감원 5급 신입조사역의 경우 5년 연속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2019년 입사자가 승진 최소연한인 4년을 채운 2023년 현황을 보면 남성 4급은 380명이었으나 여성 4급 숫자는 210명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3급도 남성은 339명이지만 여성은 157명이었고, 2급은 남성 238명, 여성 22명이었다. 1급 역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여성은 1명이었다가 2023년 2명으로 늘었다. 윤창현 의원은 “5급 신입 조사역은 여성의 수가 많은데 4급 승진자는 남성이 2배 더 많은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부서배치와 인사에 이르기까지 성인지 감수성 측면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은 주권 상장법인이 대상이어서 금융지주회사만 해당하고 계열사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다. 윤영덕 의원은 “특정 성별로 편중될 경우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들이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 등기이사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