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대비 가계부채…26개국 최고 증가폭

5년간 92→108%…16.2%p 상승

2024-10-03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웃돌면서 비교 가능한 26개국 가운데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업데이트한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08.1%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7년(92%)보다는 16.2%포인트(p) 증가했다. 민간부채(가계·기업)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대 증가폭이다. 한국에 이어 슬로바키아 9.1%p, 일본 7.7%p, 요르단 6%p, 룩셈부르크 3.9%p, 칠레 2.8%p, 스위스 2.5%p, 독일 2.3%p 순이었다. 미국(79.5→77%)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 폴란드 등은 가계부채 비중이 감소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절대 수준도 스위스(130.6%)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2017년에는 26개국 중 7위였다. 기업부채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147%에서 지난해 173.6%로 26.6%p 증가했다. 룩셈부르크(38%p)에 이어 두 번째 증가폭이다. IMF가 한국의 기업부채 데이터를 처음 집계한 2008년 152.6%를 시작으로 2009년 160.0%로 늘었다가, 2010~2016년 150%대 초중반에서 등락했다. 2017년 147.0%로 낮아졌다가 2018년 149.8%, 2019년 154.9%, 2020년 164.8%, 2021년 166.8% 등으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급증하면서 GDP 대비 민간부채(가계+기업) 비율 역시 초고속으로 상승했다. 한국의 민간부채의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지난해 281.7%로 42.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전체 11위였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매년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2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정부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54.3%를 기록했다. 2017년 40.1%보다 14.2%p 증가한 수치다. 정부 부채 증가폭은 비교 가능한 87개 가운데 16번째를 기록했다. 절대 비율에서는 GDP의 절반 수준으로, 일본(261.3%)·이탈리아(144.4%)·미국(121.4%)·프랑스(111.7%)·캐나다(106.6%)·영국(101.4%)·독일(66.5%) 등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