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채 순발행 4.7조…“4분기도 발행 늘린다”

지난달 은행채 4조7000억원 규모 순발행

2023-10-03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올해 말 연 5%대 정기예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은행권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채 발행 한도를 풀어주기로 하면서, 은행채는 올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3일 금융권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는 약 4조7000억원 규모로 순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채는 지난해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3조7794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선 이후, 9월에는 순발행 규모가 더 확대됐다. 은행채는 올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4분기(10∼12월)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는 46조2902억원 정도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경우 12조4100억원 만기 예정인데, 대부분 만기도래 분에 대해 차환 발행을 하거나 차환 범위 이상으로 순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말 연 5%대 금리로 신규 취급된 1년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외에 은행 가계·기업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유동성 규제 정상화 등도 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4분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조치를 폐지하기로 했다. 은행채 발행 한도를 터주지 않을 경우 지난해처럼 과도한 수신 유치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고금리로 수신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은행채를 발행하는 게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통화 긴축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증가는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따라 오른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이미 4%대로 올라섰으며, 상단 역시 7%를 넘어선 상황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6.471% 수준이다. 8월 말(연 3.83∼6.25%)과 비교해 상단이 0.221%포인트(p), 하단이 0.17%p 높아졌다. 이는 혼합형 상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187%p 오른 영향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4∼7.123%로, 8월 말(연 4.3∼6.969%)보다 상단이 0.154%p 올랐지만, 하단이 0.06%p 내렸다. 변동금리 하단이 내린 것은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 금리가 0.03%p(3.69→3.66%) 낮아졌기 때문이고, 상단의 상승은 시장금리 변동분을 반영한 일부 은행의 조정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