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공포에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사상 초유 고금리 우려에 전 세계 증시 추락 코스피 2400선마저 위태...코스닥 4% 급락 강달러에 원화가치 추락...환율 또 '연고점'
2024-10-04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국내에선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주가도 급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3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해 4.840% 이상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사태 당시인 2007년 8월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미 연방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우려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연방 기준금리의 고공행진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월가에 불안감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미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초유의 고금리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이처럼 시장 불안이 확산하면서 미 증시도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30.97(-1.29%) 급락해 3만3002.38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3월 22일(530.49p) 이후 최대 낙폭이다. S&P500 지수는 58.94(-1.37%) 하락해 4229.4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48.31(-1.87%) 내린 1만3059.47로 마감됐다. 국내 금융시장도 휘청거렸다. 코스피지수는 3월 이후 최저점 수준까지 밀리며 2400선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수출지표 호전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고금리ㆍ고유가ㆍ고환율로 대표되는 매크로 악재에 투자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은 까닭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 하락한 2405.73으로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휴간 글로벌 악재를 반영하며 전 거래일 대비 마이너스(-) 1.2%로 시작된 코스피 지수는 내내 약세를 보이며 2400선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3.62p(4.00%) 급락한 807.40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은 '쌍끌이 매도'에 나섰다. 코스피ㆍ코스닥을 합쳐 1조2000억원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15원 가까이 급등하며 연고점을 재차 갈아치운 이후 1360원대 초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오른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장보다 10.6원 급등한 1360.0원에 개장해 지난달 27일(1356원) 이후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발 대형 악재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자 당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국 상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재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 강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당폭 상승했고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해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이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각별히 경계감을 갖고 국내 가격변수와 자본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시장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