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국 IRA에도 견고한 친환경차 수출…비결은 '상업용차'
전년 동월 대비 151% 증가 '역대 8월 최고' 현대차 전기차 미국 내 리스 비율 급상승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지난해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미국 시장의 한국 친환경차 판매가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상업용차’가 제 몫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IRA는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을 사용한 전기차만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하는 정책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 전기차 모델들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되고 있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지난해 큰 파장을 불러왔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IRA가 발효된 이후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 친환경차 판매는 9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 실적은 IRA가 발효된 지난해 8월 대비 151% 증가한 1만3800대로, 역대 8월 최고치다.
판매량 증가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 IRA 대상 한국 친환경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4.9%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7월과 8월 연속 10%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 같은 실적이 상업용 친환경차가 IRA 기준에서 벗어나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IRA 세부 사항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렌트·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는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 등에 관계 없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율은 연초 2%에서 30% 이상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지난 8월 전기차 수출은 61%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는 자동차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난 8월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4% 증가한 5만3383대였고, 수출액은 작년보다 47.8% 증가한 18억달러였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도 10년 만에 3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요 시장의 수요를 바탕으로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면서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보다 9.6% 늘어난 31만1959대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IRA 세부사항을 잘 활용해 미국 시장 내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했고, 그 결과 IRA 대상 친환경차 판매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