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살벌한 물가에 해답은 가성비”…유통업계, ‘PB상품’ 경쟁 재점화

PB브랜드, 고물가 시대 효자 상품으로 급부상 품질 끌어 올린 PB상품…마진율 5~10% 높아 

2024-10-09     강소슬 기자
PB브랜드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유통업계는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PB상품은 마케팅, 유통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일반제조사(NB‧National brand) 상품과 달리 제작부터 출시까지 소요 시간을 단축 가능해 트렌드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단순 저렴함을 무기로 어필하던 기존 PB상품이 품질 자체도 점차 보완되며 까다로운 소비자 니즈에 한층 부합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올해 상반기부터 소비자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하에 경쟁적으로 PB상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이마트는 1997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던 PB브랜드인 ‘이플러스’를 26년 만에 재론칭하며, 제품을 기존 PB브랜드보다도 200~300원 더 저렴하게 선보였다. 1997년 이플러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PB상품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 이마트의 PB브랜드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은 높은 가성비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통합 롯데마트와 롯데 중앙연구소가 1년간 협업 개발해 PB브랜드 ‘오늘좋은’을 선보였다. 최근엔 NB상품보다 40% 이상 저렴한 ‘오늘 좋은 제지류’의 라인업을 확장하고, 물티슈를 일반 PB상품보다 도톰하게 제작해 가성비와 가심비를 함께 잡고 있다. ‘홈플러스시그니처’ PB브랜드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이춘삼 짜장라면’에 이어 ‘이해봉 짬뽕라면’을 4입 기준 2500원에 출시했다. 1봉당 625원으로 NB 상품 대비 약 30% 저렴한 셈이다. 홈플러스시그니처 PB의 2022년 매출은 2019년 대비 약 33% 증가했다. 또한 2023년 들어 9월 1일까지의 PB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PB상품을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GS리테일의 GS25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상품을 편의점에 정식 도입했다. 슈퍼마켓 내에서도 일반 상품보다 저렴한 PB제품을 편의점으로 도입한 결과 편의점 유사 상품과 비교했을 때 70~80% 저렴한 PB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CU는 초저가 PB브랜드인 ‘득템시리즈’를 통해 냉동 볶음밥 ‘김치볶음밥득템’을 출시해 3팩 묶음에 4900원으로 1개당 1630원꼴에 판매했다. 앞서 득템시리즈를 통해 7인치 크기의 1인용 냉동피자 ‘피자득템’을 출시해 냉동 간편식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론칭했다. 굿민은 좋다는 뜻의 ‘Good’과 사람을 의미하는 ‘민(民)’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양질의 상품을 초저가로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달걀, 삼겹살, 우유 등 신선식품과 물티슈 등 주요 생필품 카테고리 상품을 저가에 선보이면서 편의점 장보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업계 최저가를 목표로 NB상품 대비 약 30% 저렴한 PB브랜드 생리대 ‘아임e 입는 오버나이트’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은 NB상품 대비 가격이 높아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마진율도 5~10% 높아 기업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라며 “PB상품이 유통채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PB상품은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