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나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손 본다

우리금융, 예보 지분 인수…계열사 통합‧자회사 편입 국민銀, 펀드서비스 분할…국민카드, 신용정보사 편입

2024-10-09     이보라 기자
사진=각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금융지주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 지분 935만7960주를 내년 말까지 전량 인수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우리금융 전체 지분의 1.2%에 해당한다. 이를 인수하면 우리금융은 22년 만에 완전민영화를 달성하게 된다. 올 들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배구조 정비 작업이 활발하다. 우리금융은 올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한 이달 중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할 예정이다. 양사는 합병 후에도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을 부문별 총괄제로 운영해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운용 계열사 통합은 임 회장이 핵심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비용 절감 정책과 무관치 않다. 임 회장은 하반기에 전 그룹사 차원에서 비용을 감축하면 상반기에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주는 통합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두 계열사에 인력 충원을 지양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번 예보 지분 인수도 지배구조 정비 차원이다. 예보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 주주사 한 곳을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내부 정비 작업은 경영 측면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해서 지배주주순이익과 자본비율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 통합도 운용 성과나 보수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예보 잔여 지분 인수도 투입하는 비용에 부합하는 경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딜은 아니다. 우리금융은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1120억원을 써야하지만 소각 외에는 인수 지분의 용처가 마땅치 않다. 임 회장이 취임 1년 차에 그룹 곳곳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보다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조직이나 경영 구조를 해소해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올해 큰 규모의 M&A에 나서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임종룡 회장 취임 1년차에 실익은 크지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내부 정비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KB금융은 KB국민은행 물적분할을 통해 펀드서비스(일반 사무관리 업무) 사업 부문을 분리하고 오는 11월께 신설회사인 KB펀드파트너스(가칭)을 설립키로 했다. 신설 예정인 회사는 자산 195억원 규모이며 현재 국민은행의 김혜중 펀드서비스 부장을 대표이사로 세울 예정이다. KB금융은 이번 분할 목적에 대해 “신설회사의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은행은 기존 사업 부문에 집중해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상호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용 조사와 추심대행업을 하는 KB신용정보를 자회사 KB국민카드로 매각할 방침이다. “채권 배분 기준 개선과 정교한 수수료 체계 설계가 가능하고 중장기로 채권 회수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로 이어져 본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KB국민카드의 공식 입장이었는데 신용정보사가 독자적으로 있기보다는 업무 접점이 많은 카드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효과를 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