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정부의 연구개발비 무분별한 감축 경계한다

2024-10-11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최근 정부의 세수 확보가 심각해지면서 효율화에 대한 정책을 지향하고 있고 모든 분야가 예외는 없는 상황이다. 이 중 연구개발비에 대한 예산 감축이 본격화되면서 일선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잘못 감축하면 미래에 대한 기술 확보는 물론이고 주도권을 잃을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만큼 다른 분야 대비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 미래 모빌리티의 경우 전기차, 수소차,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모빌리티를 좌우할 수 있는 첨단 기술 확보는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일 정도로 중요한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예산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연구개발비의 예산삭감이 현실화되면서 각 연구 분야에서의 아우성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개발 분야의 연구원들은 상당부분이 기본 연봉은 적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를 통한 추가 연봉 유지가 상당한 만큼 연구개발비의 삭감은 당장 연구원의 생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그 심각성을 더한다. 더욱이 내용이나 중요성 등은 파악조차 안하고 무분별하게 아예 예산을 전액 삭감해 연구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는 최악의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분명히 대통령은 효율화를 강조한 부분인데 밑에서는 무리하게 해석하고 정밀한 분석 없이 입맛에 맞는 분야만 남기고 일률적으로 없애는 정책이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예전 MB 때 대국민 간담회에서 운전면허 간소화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편익성을 강조한 부분인데 주무 부서에서는 무리하게 운전면허취득 50여시간을 11시간으로 급격히 줄이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낸 사례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13시간으로 운전면허 시험을 보고 있으나 글로벌 선진국 중 가장 낙후되고 후진적인 면허 제도를 가진 국가로 전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연구지원비로 '미래차 현장인력 양성사업'이라는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전문 기술력을 확산해 대학은 물론 현장의 인력을 미래 모빌리티에 맞출 수 있는 전문 기술을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유일하게 진행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국 거점 대학과 공공기관이 10개 정도로 가입하고 있고 다른 정부부서나 지자체는 물론 해외에서 참고하는 프로그램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전국 거점 기관의 확대와 예산도 증액되는 대표 핵심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대통령에게 보고된 산업통상자원부의 핵심 프로그램이건만 이 프로그램도 현 상황에서 아예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내세우고 검증되고 있으나 막상 관련 전문 인력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제 태동된 대표 프로그램조차도 없앨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약 5년 전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현 프로그램 태동에 깊게 관여한 필자는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핵심 프로그램이 없어질 수 있다는 언급을 듣고 심각한 문제라 파악하고 있다. 힘들게 구축해 이제서야 본격 시작되고 있는 '미래차 현장 인력 양성사업'을 죽이는 일이 없도록 담당부서는 심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예산편성을 조정하는 기관은 더욱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교육기관과 연구개발 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도 분명히 인지하길 바란다. 특히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전체를 잃는다는 것도 꼭 주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