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수수료 무료 행보… 코인업계로 번지나

빗썸, 수수료 무료 승부수에 일일거래대금 50% 올라 “빗썸의 정책 효과에 따라 타 거래소들 영향 받을 것”

2024-10-10     이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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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빗썸이 거래 지원하는 코인(가상자산)의 수수료를 모두 받지 않기로 했다. 거래소들의 점유율 경쟁 속 수수료 무료화가 코인업계 전체로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4일 빗썸에서 거래지원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빗썸이 거래지원하는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는 기존 0.04~0.25% 수준에서 0%로 변경됐고 거래 수수료 변경 대상 가상자산은 원화 마켓 241종과 BTC 마켓 24종 등 총 265종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고객 점유율을 반등시키겠다는 각오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내년 1월이면 빗썸이 거래소를 만든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빗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화를 당분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수수료 면제 정책을 별도 공지 전까지 진행하고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빗썸은 앞서 6월에도 비트코인(BTC)마켓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았고 8월에는 원화마켓에서 수십종의 코인의 수수료를 면제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지원함과 동시에 빗썸 거래소 이용자 유입을 증가시켜 거래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빗썸의 승부수는 통했다. 4일 수수료 무료화 이후 빗썸의 일일거래대금은 약 50% 올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6일 빗썸의 일일거래대금은 4600억원대로, 지난 5일 3100억원대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업비트의 일일거래대금은 지난 5일 1조7000억원에대서 지난 6일 1조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70%대로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사례를 두고 수수료를 무료화를 고민하는 거래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효과가 드러나면 다른 거래소들도 하나둘씩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코인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이 전체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해 점유율이 매출 규모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은 크립토 윈터가 길어지고 있지만 호황기가 올 것을 대비해 점유율을 미리 끌어올리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두나무와 빗썸은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나무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15억원과 298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850억원과 5660억원 대비 37.4%와 47.3% 감소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827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지난해보다 59.6% 감소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1229억원에서 128억원으로 89.6% 줄었다.  길어지는 코인 침체기에 국내 원화거래소들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들은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조직을 폐쇄했다. 지난해 50% 넘게 인력을 증원한 업비트는 올해 채용 규모를 대폭 줄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551명에서 올해 596명으로 45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전 직원의 50.7%인 180명을 추가 채용한 바 있다.  빗썸은 지난 8월 리서치센터를 없앴다. 코인원과 코빗도 현재 개발 및 보안 직군에 한정해서 채용 중이지만 전체 인력은 지난해 규모 대비 크게 늘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