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감 후 '한동훈 탄핵' 추진할까···강경파 주도 속 '고심'

홍익표 "국정운영 변화 여부 보며 판단해도 안 늦어" '한동훈 파면' 불발 시 강경파 탄핵 주도할 듯 조응천 "갑작스런 탄핵 추진, 민주당 화살 맞을 수도"

2024-10-09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영장 기각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한 가운데, 탄핵 소추 카드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 이후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인데, 강경파를 중심으로 실제 탄핵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 탄핵을 남발한 경향이 있는 민주당이 재차 장관 탄핵을 추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27일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한 장관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 들며 연일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한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이 대표를 사실상 범죄자로 취급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은 당장 한 장관 탄핵을 추진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윤 대통령에게 한 장관을 파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MBN 방송에 출연해 한 장관 탄핵 소추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10월 중하순쯤에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 여부를 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감 이후 한 장관 탄핵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을 견지한 바 있다. 다만 한 장관 파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민주당의 탄핵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탄핵 요구가 빗발칠 전망이다. 당내 대표적인 '친명 강경파'로 꼽히는 민형배 의원은 지난 6일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검찰을 역사적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 첫 단계가 한 장관 탄핵"이라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안설명 때 두 번 모두 피의사실을 공표해 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검찰 독재 맨 앞줄에 선 한 장관을 탄핵해 정치 공작 국회 유린의 책임을 묻자"며 "임명권자 대통령이 사과하고 파면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럴 일 없을 테니, 이제 국회가 행동하자"고 했다. 반면 한 장관 탄핵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탄핵이 헌법·법률상 위반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과연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이끌어낼 정도로 헌법을 위반한 점이 있느냐고 했을 때 조금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지금 검찰의 무능하고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탄핵을 추진하고 가결시켰을 때 화살이 오히려 민주당 쪽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당장은 한 장관 탄핵을 주장하지만, 막상 탄핵 정국에 돌입하기 위해선 상당한 고심이 필요할 거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편 한 장관은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소추 움직임에 대해 지난 6일 "헌법 제정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탄핵이란 중대한 제도가 민주당이 쓰는 것처럼 범죄자를 옹호하는 도구로 악용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며 "왜 지금 (당장)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