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지할 수 없는 0.5초에 담긴 마주침의 비밀 『브라이언 마수미』
- 디지털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브라이언 마수미의 정동 이론
2024-10-10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캐나다의 철학자 브라이언 마수미는 바뤼흐 스피노자, 질 들뢰즈의 철학적 유산인 ‘정동’ 개념을 21세기에 걸맞게 확장하고 발전시켰다.
마수미에 따르면 정동은 사건을 만들고 사건과 존재가 마주치게 하는 일종의 움직임이다. 정동은 특정 기억과 감각을 구체화한 표현인 ‘정서’와 달리 유동적이다. 이 때문에 정동은 예측 불가능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동은 권력에 저항하는 힘이 될 수도, 미디어를 통한 권력의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정동의 잠재성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발현하려면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정동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인간이 대상을 인지하기 0.5초 전 발생하는 신체의 반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마수미의 가상 개념은 ‘아날로그 = 실재’, ‘디지털 = 가상’이라는 통상적 이분법을 넘어 디지털 사회를 정동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이 책은 ‘가상’, ‘사건’, ‘마주침’, ‘아날로그’ 등 열 가지 키워드를 통해 마수미의 정동 이론을 살펴본다. 인공지능, 가상현실을 비롯한 21세기 기술이 탄생시킨 여러 현상을 정동 이론을 통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sumi, 1956∼ )
캐나다의 철학자. 1979년 브라운대학교에서 비교문학 학사 학위를 받고 1987년 예일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Universite de Montreal)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생활하다 은퇴했다. 마수미는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작품을 영어권에 소개하면서 정동과 활동주의 철학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