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에 달린 여야 지도부 '명운'···막판 유세 총력
6~7일 사전투표서 22.64% 역대 최고···민심 명확히 반영 지는 쪽 지도부, 책임 피할 수 없어···쇄신 압박 직면 예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11일 치러진다.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중 가장 놓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민심은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에 지는 쪽의 지도부는 치명상이 예상되는데, 여야는 마지막 1표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막판 유세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11일 진행되는 강서구청장 보선은 내년 4.10 총선 전 열리는 마지막 선거로, 여야는 각기 다른 '심판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보선을 민생을 외면한 채 이재명 대표 방탄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로 규정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을 무시한 채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한다. 이들은 지선과 보선 사상 최고인 22.64%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에 대해서도 자신들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바람과 달리, 한쪽은 패배의 쓴잔을 들이킬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는 쪽의 지도부는 불어닥치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국민의힘은 '김태우 공천'의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 공교롭게도 여당 지도부는 이번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재차 후보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보궐 원인을 제공한 책임을 통감하며 당초 '무공천'까지 고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통해 김 후보를 사면·복권하자 기류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기존 방침을 뒤집고 보선 공천을 결정했다. 앞서 김 후보는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올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런 그를 재공천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이번 보선의 판을 오히려 김 후보 공천으로 키운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특사를 통해 김 후보를 사면해 준 것이 그를 재공천하라는 모종의 '사인'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여당 지도부는 보선 패배 시 용산의 '김태우 공천 압력'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패배가 두렵긴 마찬가지다. 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이번 보선 최대 경쟁자가 보선을 야기한 김 후보인 만큼, 기본적으로 승리에 유리한 조건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패배한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이 대표 퇴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그동안 대표가 가진 사법리스크에도 이 대표를 옹호했던 친명계 지도부의 명분도 일순간 사라질 전망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보선에서 진다면) 이 대표는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이에 지는 쪽 지도부는 당 안팎에서 전면 쇄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의식한 듯 여야는 승리를 위해 막판 총력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늦게까지 자당 후보와 함께 강서구 전역을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두 후보의 선거 운동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