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3분기 선방했지만 4분기는 '안갯속'
3Q 합산 영업이익 7분기 연속 1조 돌파 전망…전년比 5%↑ 5G 가입자 순증 영향…4분기부터 가입자 증가폭 감소 우려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도 변수…단말기 구매 부담 크지만 대책 無 수익성 줄었지만 투자 규모는 높아…"규제·진흥 조화 통신정책 시급"
2023-10-11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7개 분기 연속으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5G 가입자 증가 폭이 서서히 줄면서 빠르면 4분기부터는 영업이익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2682억원으로 관측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수준이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 4848억원 △KT 4956억원 △LG유플러스 287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4.14%, 9.43%, 0.96% 오른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SK텔레콤 4조4269억원 △KT 6조6899억원 △LG유플러스 3조5825억원으로 추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3.28%, 2.33% 상승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호실적이 나타났다는 시각이 나온다. 3분기에 삼성전자 갤럭시Z5·애플 아이폰15 시리즈 등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잇따르면서 이들의 무선사업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통신사별 5G 가입자는 SK텔레콤이 약 1501만명, KT는 약 943만명, LG유플러스는 676만명으로 집계됐다.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G 고객 비중이 3사 모두 60%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의 경우 '인공지능(AI) 컴퍼니' 도약을 선언하면서 관련 신사업에 집중한 게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T의 경우 IPTV·인터넷 가입자 1위 달성 등 성과와 로밍 매출 등 부가 수익 증가의 힘을 입으면서 실적이 가장 높게 측정된 것으로 보인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여러 산업군에서 생성AI 앱을 개발 중이고, 이 가운데 클라우드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엔터프라이즈사업부의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의 경우 IPTV와 인터넷도 가입자 기반 1위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매출 점유율 1위를 기록해 KT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5G 가입자 증가폭이 점차 줄면서 4분기부터는 수익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G 가입자 증가폭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전월 대비 40만7956명 늘어난 3150만8059명이다. 5G 가입자가 지난 1월 48만9583명, 2월 58만1805명까지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둔화됐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5G 순증 가입자 감소에 따른 이동전화매출액 성장 둔화가 심화하면서 내년 통신사 이익 감소 전환 우려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통신비의 경우 2013년 이후 감소 추세이지만, 단말기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통신비는 2013년 15만3000원에서 지난해 12만8000원으로 16% 하락했고, 통신 서비스 지출은 2013년 14만3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30.8% 감소했다. 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 단말기 할부신용보험 지급 건수와 보험금 지급금액 자료에 따르면 통신 장비 지출은 9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322.2% 증가했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휴대폰 단말기 평균 가격은 87만3000원으로 2014년(약 62만원)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 1.62% 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이통3사의 수익성 약화로 이어진다. 지난 2005년 이통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5.2%였지만 지난해에는 7.9%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이통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78%(△SK텔레콤 10.63% △KT 8.79% △LG유플러스 9.94%)로 집계됐다. 수익성은 줄어든 반면 투자 규모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산업·서비스 가이드북 2023'에 따르면 이통3사는 매년 합산 5~9조원의 투자를 하고 있으며 5G 상용화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0조4000억원을 통신설비 투자에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5%로 플랫폼 사업자보다도 높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통신사업자의 요금인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통신 산업의 수익성 제고를 지원하고 있다"며 "연이은 통신요금 인하 압박은 통신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며, 국가 미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와 진흥의 조화로운 통신정책 수립·시행이 필요하다"며 "사업자, 정부, 국회, 언론, 시민단체 등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통신정책에 대한 합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통3사는 다음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달 6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8일 KT, 10일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