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청문회 중도 퇴장' 김행에 공세 강화…尹, 지명 철회하나

민주, '김행랑 방지법' 발의…내각 전면 개각 목소리도 총선 전 여론 부담…강서구청장 보선 결과 고려할 듯

2023-10-11     염재인 기자
김행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야당이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고심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인 이른바 '김행랑(김행+줄행랑) 방지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 지명 철회 요구에 그치지 않고, 전면 개각까지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 여론 부담이 큰 만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임명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협치 선제 조건으로 인사청문회 중 퇴장해 논란을 빚은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내걸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면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 기조 전환만이 총체적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 대통령 사과와 인사 철회가 그 시작"이라며 "그래야 국회 정상화, 협치도 가능하단 말씀을 제가 여러 차례 드렸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공직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하면 사퇴한 것으로 여기는 '김행랑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지난 5일 김 후보가 청문회 중간에 퇴장한 것에 대한 재발방지책 차원의 법안이다. 당시 김 후보는 청문회가 속개했음에도 회의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튿날 열린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김 후보자가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 등에 대해서도 처벌 대책을 마련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서류 제출과 증언 및 감정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후보자와 증인 등이 답변과 증언에 있어 모욕적 언행을 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500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지명 철회와 청문회 퇴장 재발방지책 대응에 그치지 않고, 내각의 전면 개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아니라, 전면 개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후보에 대한 야당 공세와 비판 여론에 대통령실은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인사청문회 기한이 지난 만큼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 결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등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청문 기한이 지난 이날까지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지 않았다. 지난달 동시에 임명했던 세 부처의 장관 후보자 중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두 부처의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11일 수여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 후보의 주식 파킹 및 코인 보유 의혹 등에 청문회 중도 퇴장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의 임명 여부는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서구청장 보선이 내년 총선 전 민심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선거인 만큼 여당의 험지로 여겨지는 이곳에서 선전한다면 윤 대통령이 김 후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이 큰 격차로 패배한다면 윤 대통령이 냉랭한 민심을 등지면서까지 김 후보를 임명할 명분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김 후보 청문회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등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중도 퇴장한) 이후 대통령실에서도 청문 결과보고서 재송부와 관련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어떻게 국회에 요청하는지 상황을 보면서 김행 후보자 청문회 문제를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