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상수지 흑자...수출보다 수입 줄어든 '불황형'
수출 8.3% 줄때 수입 22.8% 줄어 4분기 국제유가 오름세 '변수' 예상 KDI "제조업 회복에도 불확실성 여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우리나라 8월 경상수지가 넉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가 골고루 개선된 결과다. 다만,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더 큰 불황형흑자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국제유가 변수가 더해지면서 경상수지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48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흑자로 이는 지난해 4~7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흑자 폭은 직전달(37억4000만 달러)보다 10억7000만 달러 늘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3월 3개월 만에 흑자(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4월 다시 적자(-7억9000만 달러)로 돌아섰다가 5월(19억3000만 달러)과 6월(58억7000만 달러), 7월(37억4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고 있다.
상품수지는 5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5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8월 기록한 44억4000만 달러에 비해 6억 달러 가량 확대됐다. 다만 수출 감소폭이 수입보다 적은 불확형 흑자 모습을 나타냈다.
수출은 518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3%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승용차 수출이 50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28.1% 증가했지만, 석유제품과 반도체가 각각 25.1%, 21.2% 뒷걸음질쳤다. 수입은 510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8% 감소해 6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27.6%, 16.2%, 19.0% 줄었다.
8월 서비스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로 16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7월(25억30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가 1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건설수지(2억7000만 달러)는 흑자를 보였다.
한편 국책연구원인 KDI는 반도체 생산 회복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KDI는 이날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이번 분석에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는 반영되지 못했다.
KDI는 세계 경제가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 둔화로 당분간 낮은 성장세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중국은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최근 주요 경제지표 개선에도 부동산 시장과 해외 수요 위축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