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가계빚 증가세 ‘요지부동’

9월 은행 주담대 또 6조원 이상 급증 이자 상승에도 6개월 연속 증가 유지 "이사철 등에 10월 대출 더 불어날듯"

2024-10-12     이광표 기자
은행권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긴 연휴에 따른 은행 영업일 수 감소와 대출 억제 방안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6조원 이상 또 늘었다.

증가액이 3년 6개월 만에 7조원대에 이른 8월보다 줄긴 했지만,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이달 이사 철과 연휴 효과 소멸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시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9000억원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대체로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4월(+2조3000억원) 반등한 뒤 6개월 연속 불어나는 추세다. 특히 9월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33조9000억원)이 6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44조7000억원)은 1조3000억원 뒷걸음쳤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엔 9월 가계대출 둔화 요인(영업일 감소·상여금 유입 등)이 해소되는 데다, 통상 가을 이사 철 효과도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과거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9월보다 평균 2조원 남짓 늘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4000억원 불었다. 6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8월(+6조1000억원)보다 3조7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5조7000억원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3000억원 급감했다. 업권별로는 한 달 새 은행권 가계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제2금융권에서는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중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었지만 가계대출 규모는 여전히 크다"며 "10월에는 가을철 이사수요, 9월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9월 기업 대출 잔액(1천238조2천억원)도 한 달 새 11조3000억원 또 늘었다. 2022년 10월(+13조7000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자,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