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편집국장 칼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청마의 해 2014년
2014-12-31 김병호 편집국장
[매일일보 김병호 편집국장] 60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청마의 해 2014년. 새해에도 올해 못지않게 나라 안팎이 충돌과 갈등으로 혼란을 겪지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새해가 되면 희망과 행복을 노래하고, 장밋빛 청사진이 그려져야 하지만 국내외 상황은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필자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조할 것이다.가장 걱정되는 것은 정치권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당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여의도 정치가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안철수당이 뜰 경우 현직 국회의원과 당원들의 이합집산과 헤쳐모여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이 과정에서 국회가 말끝마다 내세우는 ‘민생정치’는 자취를 감출 게 뻔하다. 여야의 소통부재는 국민들을 짜증나게 할 가능성이 크다.일부 국회의원이나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또 요구할 경우 정국은 시베리아 동토지대처럼 얼어붙게 된다.야당이 이에 편승하고, 여당이 강력히 대응하면 정치는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여야 지도부가 지도력이 탁월해서 이런 문제를 수습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현재의 지도부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새해의 시작은 일단 불안하다. 민주노총이 1월9일과 16일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2월25일까지 총력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해 놓고 있다.정부와 경찰이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도 사회가 무척이나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자칫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사회의 갈등도 경계해야 한다. 이념갈등과 지역갈등이 문제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나라를 분열시킨다. 지난해 통진당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는 두 패로 갈라져 싸웠다.이런 일이 새해라고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또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대로 가면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가 된다.경제도 어려움이 많다고 봐야 한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아직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여기에다 청년실업이 늘고,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중장년층의 이직은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가구 수입이 감소해 소비가 줄면 내수가 얼어붙어 공장의 생산성도 떨어진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재계의 규제완화 요구도 빗발칠 것이다.밖으로 눈을 돌려도 기분 좋은 게 별로 없다. 우선 아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일본과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될 것이다.일본의 독도 영유권주장, 침략 역사 부정, 군국주의 부활과 자위대 무장 등은 우리의 심기를 건드린다. 중국과는 방공식별구역 등으로 갈등을 빚을 소지가 크다.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했는데 일본과는 정상회담이 없었다. 관계를 어떻게 적립해야 할지 고민일 것이다.북한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과 핵실험을 언제 할지 모른다. 지난해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특히 김정은의 횡포가 어느 쪽으로 발산될지가 큰 관심사다. 경제개발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을 갖는다면 다행이지만 테러나 군사도발을 일으킨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긴장관계에 있는 남북관계가 갑자기 좋아지는 않을 전망이다.2014년을 행복한 한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할 일이 있다. 우선 소통이 중요하다. 대통령과 국민들과의 소통, 야당과 여당의 소통, 경영자와 근로자간의 소통 등 가는 곳마다 소통이 있어야 한다.소통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각자 자기의 생각과 주장이 있겠지만 양보할 때는 양보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양보가 필요하다.국민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가정이 행복하고, 직장이 행복하고, 사회도 행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가 새로워져야 한다.갈등, 인신공격, 폭로, 의혹제기 등 국민들의 행복과 관계없는 일을 가지고 싸움질만 해서는 안 된다.경제계는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금고속의 돈을 풀고,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게 국민행복의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