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재위 국감서 '文 정부 통계조작 의혹' 공방…"국기문란" vs "정치 감사"

與, 가계소득 및 소득분배 지표 조작 주장 野, 감사원의 특정 목적을 가진 감사 지적

2023-10-12     염재인 기자
이형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을 놓고 격론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며 공세에 주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을 겨냥해 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조작·짜맞추기식 조사'라고 반발했다. 

기재위는 12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통계청·관세청·조달청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통계 조작은 국기문란 행위다. 모든 국가 정책의 근간이고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2017년 2분기 가계소득이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오자 당시 통계청이 통계 결과 산정 방법과 표준에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며 "표본설계 담당 부서는 가중값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는데, 통계를 작성하는 부서에서 관여하지 말라며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계법에도 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당시 황수경 청장의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패싱했다"며 "담당 부서를 패싱하고 통계법에 명확히 규정된 청장의 승인도 없이 이것을 강행했다면 입법 위반 아닌가. 불법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형일 통계청장은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가계동향조사 통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웨이브7' 방식을 2021년에서야 적용한 것도 문 정부의 통계조작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웨이브7을 사용하면 사적 이전 지출이 반영, 기존 웨이브6를 적용할 때보다 2017년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전년보다 더 나빠진다. 송 의원은 "2017년부터 웨이브7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소득주도성장 드라이브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은 문 정부가 통계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며, 통계조작 의혹은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권을 겨냥한 '정치 감사'이자 '정치 수사'라고 맞섰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감사가 얼마나 무리한 감사이고 특정 목적을 가지고 한 감사라는 것이 이 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중간발표를 살펴보니 짜맞추기 감사이고, 조작 감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이 과거 정치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개입한 결과가 어땠나. 감사원의 이런 식의 무리한 방식은 내부에서부터 불만이 나올 것이고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받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홍영표 의원도 "통계 조작이 아닌, 윤석열 정권과 감사원 그리고 정치 검찰의 감사 조작"이라며 "통계청은 통계를 조작하는 범죄 집단이 됐다. 국가 기관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을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