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학살 즉시 중단해야"…중동전쟁 비화되나

이란, 이스라엘의 지상전 돌입 시 헤즈볼라 지원 가능성 시사 미국은 항모전단 추가 배치…"하마스, 팔레스타인 대변 안 해"

2024-10-15     이설아 기자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되며 이란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서의 학살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이란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팔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국제연합(UN)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전국에 병력을 배치해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지상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이뤄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란은 기본적으로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전쟁'으로까지 번지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이 지상전 돌입과 같은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시리아의 무장단체들과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쟁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UN에 전했다고 알려졌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전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만나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하기도 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감행한 바로 이튿날인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진지에 박격포를 발사하는 등 일찌감치 참전 가능성을 드러냈었다. 또 나임 카셈 헤즈볼라 부총재는 1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헤즈볼라는 계획에 따라 계속 전쟁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완전히 준비돼 있고, 행동할 때가 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하마스에 대한 지지 선언과 함께 전쟁 개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타국들이 이번 이·팔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은) 양면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파괴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헤즈볼라에 경고했다. 헤즈볼라의 하마스 지원 시 레바논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처럼 이·팔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보임에 따라 확전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미국은 이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변하지 않는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동시에 확전 억제를 위해 중동지역에 2번째 항모전단을 추가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7일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들을 순방하며 가자지구 내에 민간인 대피지대를 구축하는 등 피해 절감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블링컨 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휴전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의 '2국가 해법' 지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하며, 국제평화회의 소집 필요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