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순환자원 시대 열린다…“글로벌 정세 여파 적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 요동 우려 순환자원 시장 제도적 기준 마련해 순기능 강화 필요성도

2023-10-16     신승엽 기자
이스라엘과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에너지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면 자체적인 에너지 생산이 요구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슬람주의정당 하마스의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전쟁은 민간인에게로 확산되는 등 점점 고조되는 추세다. 15일(현지시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동 지역이 흔들리는 만큼, 에너지원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주변 무슬림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움직임이 관측되며, 현실화되고 있다. AFP에 따르면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주도로 수교를 준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는 평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전에는 미국의 노력이 성과를 보였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매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현재까지 좋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총력전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전쟁의 규모는 계속해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국제유가 전망도 부정적이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주변 국가들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란 참전이 현실화되면 국제유가는 현재보다 배럴당 64달러 가량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중동 자원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번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직 국내까지 파장이 확산되진 않았지만, 이번 전쟁이 무슬림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중동 지역 에너지원 수입 의존도가 높다. 정유업계 기준, 올해 1~8월 누적 기준 국내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72%에 달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현지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글로벌 정세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순환자원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순환자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트렌드의 등장 이후 관심을 받고 있다. 재활용과 소각 등을 바탕으로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폐기물 소각업체를 운영할 경우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 통상 소각장에서는 돈을 받고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으며, 폐기물이 늘어날수록 돈을 더 벌게되는 구조를 가졌다.  순환자원 관련 산업의 가능성은 대기업도 눈여겨 보고 있다. 실제 대기업이 폐기물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한국 최대 폐기물 처리 기업인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를 1조원에 인수하며 사실상 대기업의 폐기물 산업 진출을 알렸다. 지난해엔 폐플라스틱을 잘게 쪼개서 재활용(물리적 재활용)하는 기업인 DY폴리머, DY인더스 등을 인수했다. 아이에스동서도 2019년 인선이엔티를 시작으로 파주비앤알, 영흥산업환경 등의 폐기물 처리업체를 사 모았다. 보광산업은 2021년 인천에 있는 폐기물 선별장 2곳을 인수했다. 다만 대형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했음에 불구하고, 시장 내 질서는 무리없이 유지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순환자원 생태계를 더욱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순환자원에 대한 사회 안팎에서의 관심도가 상승해 기준도 높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에너지쇼크를 완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말로만 그치지 않는 순환자원 생태계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부각되는 산업이라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 환경기술업계에 따르면 통상 자원순환은 △재사용 △재활용 △열분해 및 고형연료 △소각 순으로 분류된다. 소각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무분별한 소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제력을 가진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순환자원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제도적 정비 수준은 30에도 못미치고 있다. 더 이상 주먹구구식 운영을 방치하면 안된다”면서 “명확한 정비를 거쳐 순환자원 시장의 질서를 확립해야 기업 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으며, 시장의 순기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