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전 딜레마 지속… “전기 수급 대안 찾아야”
원자력 발전 단가, 석탄보다 17배 저렴해 독일, 무리한 탈원전으로 에너지난 가중 발전 효율과 친환경 타협점 찾아야
2024-10-16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효율적인 에너지 발전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이 높은 경제성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국내 발전비중이 가장 높은 석탄보다 원자력 발전의 단가가 17배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원자력 발전의 연료비 단가는 kWh당 6.4원으로, 무연탄(107원), 유연탄(110.2원), 액화천연가스(LNG, 204.7원), 유류(352원)와 비교하면 대체할 수단이 없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글로벌 사회는 환경 오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원전의 발전량을 대체할 수단이 없을 경우, 재생에너지 전환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 되는 셈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차기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전 정부가 이를 묵살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감사 결과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와 탈원전·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무리한 탈원전으로 에너지 고갈이 현실화 됐는데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유럽에서는 원전을 배제한 독일과 원전을 확대한 프랑스가 서로 다른 결과를 받아든 만큼, 원전의 효율성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의 경우,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 수입이 증가하고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통계청은 상반기 전력수입 규모는 31%(7.2TWh) 늘어났는데, 최근 원전 가동을 확대한 프랑스(4.4TWh)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올해 2분기에는 에너지 순수입이 199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전력 수출 주도권을 쥔 국가들은 원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원전 비중은 전체의 약 70%로, 이전까진 유럽 1위의 전력 수출국 자리를 지키다가 지난해 스웨덴에게 1위자리를 내줬다. 원전 노후화로 인해 전력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 곧바로 나타난 것이다. 전력 시장의 새로운 신흥 강자인 스웨덴도 원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8월 스웨덴 정부는 향후 20년 동안 최소 1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원자력 발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위험하고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며 반대하는 실정이나, 유럽은 이미 원전을 친환경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회는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택소노미', 즉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에서는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 관련 투자가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된다. 정부도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에 포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등 원전 기술 개발은 '진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규정하고 원전 건설과 운영은 '진정한 친환경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과도기적 경제활동'으로 분류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원전의 압도적인 발전량을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프랑스처럼 원전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관리하자는 취지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