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동發 ‘에너지 대란’ 우려 확산

서구권‧무슬림 등 상호 국가 갈등 확대 가능성도 韓 정부도 국제유가 변동성 모니터링 강화 대비

2023-10-16     신승엽 기자
이스라엘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한 관리는 지난주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의 60%가 여성과 어린이로 조사됐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9일째를 맞은 지난 15일 기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종교적 갈등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중동 전체의 이슈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팔레스타인 이슬람주의정당 하마스의 선제공격에서 시작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목적으로 설립됐고, 지난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으며,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에 나선 바 있다.  양 측은 각자의 협력국을 가졌기 때문에 세계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미국 CNN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상호 연결된 이런 세계화 흐름은 더 후퇴하고 인플레이션도 악화할 위험이 뒤따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 간 갈등은 해당 국가들만의 문제를 초월한다. 세계 주요 경제국 사이의 상호 연결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는 중동의 무슬림 국가와 관계를 가졌다. 사실상 양 측의 갈등은 서구권과 중동의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가졌다는 뜻이다.  한국은 양 측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중국의 계속되는 위협 속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지만, 중동국에 대한 에너지원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진영의 지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양 측의 중간에 서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에너지원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지난 13일 기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보다 5.7% 급등해 배럴당 90.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분쟁이 시작된 후 1주일간 7.5% 상승해 지난 2월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했다. 같은날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도 5.9% 급등해 배럴당 87.7달러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정부도 에너지 대란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석유류의 경우 10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 및 경유·천연가스 유가연동보조금을 연말까지 한시 연장하고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