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완전 제거해야…이스라엘, 가자 점령하면 '큰 실수'될 것"
"이스라엘 전적으로 지원할 것…미군 파병은 불필요"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 관련해선 "아직 가능해"
2024-10-1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 "하마스는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상전 돌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에 대해 "가자지구를 재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CBS 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의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7일 하마스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책임 소재를 하마스로 명확히 한정한 것이다. 또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전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지상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미국의 첫 공개적 반대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은 현재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반인간적 행위를 저지른 집단과 맞서고 있다"며 휴전 대신 '하마스 완전 제거'를 선택한 이스라엘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하마스를 제거하고,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며 '두 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이스라엘 파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최고의 전투력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며 "(파병 등을 제외하고) 이스라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지원 방침을 설명했다. 이·팔 전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란에 대해서는 "전쟁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하마스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부정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현 정부가 주요 외교 정책으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가 시간이 더 요구될 뿐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중동에서 관계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외신들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미국 측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보도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하기 위한 현지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첫 외국 정상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시점은 이번 주 후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정부는 아직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검토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발표할 새 외국 출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언론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을 자국에 초청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현지 방문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확전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