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대출금리 ‘기어가는’ 예금금리
8월 예대금리차,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
2024-10-16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다만 예금금리의 인상폭은 대출금리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분간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 예대금리차는 1.45%포인트로 전달(1.43%포인트)에 비해 0.02%포인트 상승했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뺀 값으로 은행의 이자수익을 나타낸다. 예대금리차는 올 2월 1.78%포인트에서 3월 1.61%포인트, 4월 1.58%포인트, 5월 1.56%포인트, 6월 1.48%포인트, 7월 1.43%포인트로 하락해왔지만 8월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중동 분쟁 확대 등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정부의 ‘서민 대출금리 부담 인하’ 부담을 다소 벗어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했다. 고금리에도 올해 9월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월별 10년 이상 만기 주담대 금리는 1월 대비 최소 0.63%포인트에서 최대 1.09%포인트 하락했다. 올 5월 이들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3%대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가 3%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7월(3.92%)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시중은행 변동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5~8%대를 나타냈지만 약 4개월 만에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최근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자제를 요구하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축소하고 나이제한을 검토하는 등 대출 자제를 요구하곤 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행채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진 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예·적금 금리는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이고 그동안 당국의 기조 등에 따라 내려왔던 대출금리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인상될 수 있다”며 “향후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