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1천조 훌쩍…연체율 1년새 ‘2배’

중기대출액 1010조9160억원…5년 새 50% 증가 재무건전성 악화…지난해 말 한계기업 3903곳

2024-10-16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경기가 둔화하면서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연체율도 1년 새 2배 높아졌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예금은행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010조9160억원으로 5년간 337조580억원(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 일반 기업대출 잔액은 429조6790억원(51.2%) 늘었다. 이는 앞서 진 의원이 밝힌 5년간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31.2%)과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율(36.4%)보다 빠른 증가세다. 중소기업대출 대출 규모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특별시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35조200억원으로 5년간 126조31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특별시의 기업대출 잔액은 528조9500억원으로 195조8480억원 늘어나 각각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경기도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년간 증가액이 79조4080원으로 두 번째로 컸고, 부산광역시가 24조1670억원 늘어 뒤를 이었다. 인천광역시는 17조9770억원, 대구광역시는 16조3060억원씩 증가했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국 기준 연체율은 1년간 1.7배로 커졌는데, 특히 세종특별시의 연체율이 5.8배로 뛰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울산광역시가 2.7배로 올라 두 번째로 큰 증가율을 보였고, 강원특별자치도, 인천광역시, 충청남도가 각각 2.6배로 높아졌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기업대출 연체율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국 기준 1년 새 1.8배로 늘었으며 세종특별시의 경우 5.8배로 높아졌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 울산광역시가 각각 2.7배로 커졌고 인천광역시가 2.5배로 악화됐다.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됐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 한계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3903곳으로 집계됐다. 또한 5년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903곳으로, 전체 한계기업의 23.1%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와 달리 기업부채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자금조달 비용 상승, 주택경기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기업부채 증가를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기업부채 비율도 주요국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으로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의원은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계대출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기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 규모와 기존 금융 지원 정책 효과에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