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AI·한화, KF-21로 ADEX 2023 수놓았다
한화에어로, 호주 수출 장갑차 '레드백' 전시
대한항공, 중고도 무인기 등 정찰 자산 선봬
미 공군, 6년 만에 F-22 랩터 시범 비행
2024-10-16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어떤 것도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이종호 ADEX(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ce Exhibition) 2023 공동운영본부장의 말이다.
16일 경기도 성남시 둔전동 소재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3' 프레스데이에서 이 본부장은 "1996년부터 시작한 ADEX가 세계 5위권 에어쇼로 성장한 것은 국민의 관심과 성원 덕"이라며 2년 후인 2025년에 다시 열릴 행사는 글로벌 3대 에어쇼 반열에 올리도록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ADEX 운영본부 관계자는 "세계 4대 방산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 산업 성장 기틀을 마련하는 데에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과 공감하는 ADEX를 만들어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청소년들이 항공·우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장에서 취재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은 이번 ADEX의 주인공격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야심작, 'KF-21 보라매'였다. 1953년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부활호'가 개발된지 꼭 70년만에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메이드 인 코리아' 전투기가 시범 비행을 통해 창공을 가르는 모습을 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을 완전 국산화 하지는 못한 단계이지만,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부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KF-21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KAI는 자사 부스에서는 미래전의 게임 체인저로 이목을 끄는 '유·무인 복합 체계' 모형들과 영상을 볼 수 있었다. T-50 훈련기·FA-50 경공격기·차세대 기본 훈련기(NBT, New-generation Basic Trainer) 등 고정익기와 기어 박스 국산화를 이룩해 작전 능력이 향상된 수리온 헬리콥터(KUH) 및 파생형 모델,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등도 있어 미래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우주 사업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차세대 중형 위성 2호 등도 배치했다.
'한국의 록히드 마틴'을 꿈꾸는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육해공 방산 자회사들이 타석에 올랐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육군이 운용 중인 K-21 보병 전투 차량(IFV, Infantry Fighting Vehicle)을 기반으로 제작한 장갑차 '레드백' 모형을 선보였다. 이는 생존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최신형 IFV로, 미래 전장에 대응하고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야심차게 기획한 솔루션이다.
이는 호주 육군 장갑차 도입 사업에서 우선 협상 기종으로 선정된 기록이 있다. 129대분에 대한 최종 계약까지 체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에서 K-9 자주곡사포를 근간으로 하는 AS-9 헌츠맨과 동시에 생산, 공급하게 돼 K-방산의 영토를 넓히게 된다.
ADEX 2023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KF-21 보라매의 엔진과 생존 시스템·전자 광학(EOS)·통신으로 구성된 '통합 항공 솔루션(Integrated Airborne Solution)'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 해군과 해병대가 운용할 예정인 함 탑재 서북 도서 정찰용 무인 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를 올해부터 2028년까지 쉬벨(Schiebel)·UHI와 협력해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자 광학 추적 장비(EO/IR)와 SAR을 갖춰 전방위 감시 정찰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GPS 경로로 자동 항법 운항이 가능하고, 선박에 설치된 헬리콥터 데크에 추가 장비 없이 착륙이 가능해 운용상의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 전지 체계를 공개했다. 기존 납축 전지를 대체해 작전 시간을 추가로 확보해주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으로, 해군 전력의 든든한 뒷배가 돼줄 전망이다.
LIG넥스원 부스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한국형 GPS 유도 폭탄(KGGB, Korean GPS Guided Bomb) △다층 대공 방어 체계 △하이브리드 수송 드론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민간 항공사와 방위산업체 지위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를 통해 무인기 개발과 복합 소재 민항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와 다목적 무인기 편대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로템과 기아 등이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K-방산의 효자 상품인 K-2 흑표 전차를와 30톤급 차륜형 장갑차를, 기아는 소형 전술 차량 K-151 현마를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파생형 모델을 선보였다.
한편 현장에서는 세계 최강 전투기인 미 공군의 F-22 랩터의 시범 비행과 우리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 '블랙 이글스'의 특수 비행쇼가 굉음을 내며 창공을 장식했다.
서울 ADEX 2023 전문 관람일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이고, 일반 관람은 21일부터 22일까지이다. 시범·곡예 비행은 17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