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불안정한 급등…정유사, 수요 둔화 리스크 직면

이-팔 전쟁 여파…WTI, 9월 이후 최대 상승폭 고유가發 인플레이션 리스크, 글로벌 수요 압박 정유사 3분기 실적 반등, 한 분기만에 하락할 수도

2023-10-16     이상래 기자
SK에너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중동 전쟁 양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올라가면서 수요 둔화 리스크 변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근원물 선물은 전거래일 보다 5.80% 폭등해 배럴당 87.72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WTI는 4% 급등했다. 이는 지난 9월 1일 이후 최대 주간 상승 폭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도 5.70%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다시 돌파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정유업계도 국제 유가가 불안정하게 폭등한 것은 바라지 않는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함께 높이면서 원유 제품에 대한 수요를 낮추기 때문이다. 실제 정유사의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주 배럴당 1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12.8달러에서 다소 내려갔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의 원료비를 뺀 수치다. 국제 유가의 이러한 급등세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상당 기간 긴축기조를 유지해왔다. 최근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중앙은행의 긴축기조를 연장할 수 있게 만드는 위험 요소다. 업계에서 오는 19일 뉴욕경제클럽 토론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변동하는 글로벌 정세에 대한 파월 의장의 첫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전망이다. 만약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낼 경우 글로벌 수요에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정유사는 반등에 성공한 3분기 실적을 4분기에는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단 3분기는 국내 정유사의 호실적이 기대된다. 3분기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9조1398억원, 영업이익 7625억원이다. 지난 2분기 273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에쓰오일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7460억원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364억에 불과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실적 호조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