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중동 전쟁 여파...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되나

인텔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가트 공장 가동 중단 우려…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의 11.3% 차지 공장 가동 차질 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D램 생산 기업들도 공급량 감소 등 영향 발생할 수 있어

2023-10-16     신영욱 기자
15일(현지시간)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스타트업 요람'인 이스라엘이 전쟁에 휩싸이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은 비메모리 반도체 1위사 인텔의 주요 생산기지 중 한 곳인 데다 다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위치해 있어서다. 특히 이스라엘 내 인텔 CPU 공장 등의 운영 중단이 발생할 경우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D램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도 수요 위축 등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인텔,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의 현지 법인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연구개발(R&D)센터와 판매 법인 등이 여럿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 강국인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 핀테크, 생명공학,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매년 800~1000개의 기술분야 스타트업이 탄생할 정도다. 때문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이스라엘에서 주요 행사를 진행하던 추세였다. 이러한 이스라엘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획했던 행사를 취소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안전 문제로 현지 공장 가동의 차질 발생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우려가 특히 큰 것은 비메모리 반도체 1위사인 인텔이다.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가트에 대규모 중앙처리장치(CPU) 공장 ‘팹28’을 가지고 있어서다. 해당 공장은 인텔의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의 11.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문제는 공장이 위치한 키랴트가트와 하마스로부터 로켓 공격을 받은 아슈켈론의 거리가 약 2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확전 될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생산 기업들 역시 영향권에 들어간다.  D램 시장의 경우 PC와 기업 서버용 CPU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다. 인텔은 세계 CPU 시장에서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는 최고 중요 고객사다. 인텔 CPU가 세대를 거듭하면 이와 맞물려 신규 칩 수요가 급증하는 사이클이 나타나기도 할 정도다. 

이스라엘 전쟁에 따른 가동 중단 우려가 나오는 팹28에서 생산하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 등 CPU의 칩은 최신 D램 DDR4, DDR5 등을 지원한다. D램을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