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년째 '전범 합사' 야스쿠니 신사 참배 …기시다는 공물 봉납

한일 관계 경색 우려

2023-10-17     이설아 기자
신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일본 정부가 4년째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직접 참배 없이 공물을 봉납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들어 소폭 개선됐던 한일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일본식 전통 제례)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 '마사카키'(비쭈기나무 화분)를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의 직접 참배 대신 공납 봉납을 진행해오고 있다. 일본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지난 2013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참배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참배로 일본의 외교 관계가 경색되자, 아베 전 총리는 이후 총리 재임 중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진행했다. 이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비롯해 기시다 현 총리 역시 춘계 예대제와 추계 예대제, 패전일 등 기념일 때마다 공물 봉납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일본 현직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지난 2020년부터 4년째 야스쿠니 신사의 직접 참배를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상은 이날 참배를 진행하고 '중의원 니시무라 야스토시' 명의의 공물을 봉납했다. 신도 경제재생상은 공물 봉납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적인 행위"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또 전일 우익 성향의 기시다 내각 각료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은 '국무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의 공물을 봉납했다. 그는 신사 참배를 진행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책을 위해 순직하신 분들의 영령에 존숭한 마음을 가지고 감사의 마음을 바쳤다"고 밝혔다. 17일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예대제에 맞춰 참배한 일본 각료 및 정치인은 이들 외에도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이 있다. 또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추계 예대제 기간 참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 사이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어난 내전 및 국가 간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 6000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그러나 이 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 3000여 명이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숨진 이들이라는 점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단순히 선열 추모 시설이 아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을 포함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 역시 포함돼 있다. 또 신사에는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 2만여 명도 함께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