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시간에 7억'…대한항공, 내년 VVIP 대상 수송 사업 본격 확대
자회사 케이에비에이션, 서항청에 운항 서류 제출
대한항공 고정익·회전익 전용기 양도-양수 계약
2024-10-17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대한항공이 자회사 케이에비에이션(K-Aviation)을 통해 국내 '비즈니스 제트'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현재 케이에비에이션은 항공 관리 당국의 상업 운항 허가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대한항공 전용기 사업부에서 수행하던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내년 중에 유명 인사 등 VVIP를 대상으로 사업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17일 본지 취재 결과 케이에비에이션은 지난달 26일 서울지방항공청에 고정익 항공기에 대한 '안전운항체계 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운항 증명(AOC)을 발급받은 사업자가 신규 노선 개설 또는 사업 양도·양수에 따라 안전운항체계에 변동 사항이 있을 경우 운항 예정인 항공기 정비 체계나 신규 취항 공항 등의 안전 저해 요소 유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검사다.
현재 서울지방항공청 심사관들이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고, 이를 마치면 케이에비에이션 소속 정비사·운항 관리사·객실 승무원들은 자사 교본에 따른 교육 훈련에 임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바로 운항에 돌입할 수 있게 되므로 훈련 과정 역시 항공 당국의 인가 대상이다.
총 4대였던 기존 대한항공의 고정익 전용기는 케이에비에이션에 우선 2대가 넘어간다. 기종은 보잉 737-700과 봉바르디에(Bombardier) BD-700 글로벌 익스프레스 모델로, 대당 조종사 규모는 고민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나머지 2대에 대한 양도-양수 작업은 케이에비에이션의 경영이 안정된 후에 상황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현행 항공안전법 제218조는 20석 이상 50석 이하 항공기의 승무원의 최소 탑승 인원을 1명으로 못 박아둔 강행 규정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는 737-700 기종의 경우 평소 13석으로 운항하지만 최대 26석까지 확장이 가능해 상황에 따라 승무원 탑승 여부가 결정된다는 전언이다.
케이에비에이션은 내년 중에는 본격적인 상업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객실 승무원의 경우 대한항공이 자사 우수 자원 풀 중에서 선발해주기로 했다.
케이에비에이션 관계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최소 인원만 전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 고객은 기업인이나 BTS·블랙핑크와 같은 톱스타급 연예인"이라며 "아직 계약된 건은 없으나 멤버십을 판매 중으로, 블록 타임(Block Time)은 30시간에 7억원 수준"이라고 귀띔해줬다.
이처럼 좌석당 단위 비용이 높은 이유는 전용기를 700여대 보유한 넷젯에나 비스타젯과 같은 외국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이제 막 시작한 만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수송 원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운항은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필두로 하며, 기내식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기업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KOREAN AIR CATERING & DUTY-FREE)가 담당한다. 기재 정비는 대한항공 정비본부에 위탁한다.
앞서 케이에비에이션은 대한항공이 2021년 12월 23일 자본금 50억원을 투자해 설립됐다. 지난 8월 11일에는 회전익기에 대한 AOC를 발급받아 대한항공으로부터 헬리콥터 3대 등 891억원 상당의 신주를 인수하는 현물 출자를 받았고, 조종사 8명과 정비 인력도 흡수했다.
대표이사는 대한항공에서 34년 간 근무한 이대준 상무로, 올해 2월 1일부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대한항공 기술부 엔지니어링·김해 테크 센터 중정비 공장 임원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