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GHz 주파수 할당 신청 초읽기…제4이통 연내 나올까
국회예산정책처, "5G 정책 실패" 지적…통신3사 할당 취소 및 재할당 무산 영향 다음달 제4이통 대상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 공식 참여 의사 밝힌 대기업 無 '유일 제4이통 도전' 미래모바일도 기술 오류 지적…2.3GHz 추가할당 이견 못 좁혀 내년 상반기쯤 통신3사 대상 주파수 경매 선회 가능성도…업계 회의적 시선 여전
2023-10-17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정부의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정책을 두고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파수 대역의 '새 주인 찾기'도 녹록지 않다. 통신 3사에 부과했던 할당대가의 3분의 1 정도인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제4이동통신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대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5G 28㎓ 할당 정책은 완벽한 정책 실패"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책처가 발간한 'NABO 포커스'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 정보기술통신(ICT) 분야 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의 수입계획안(2조6324억원)이 전년(3조435억원) 대비 4111억원 줄었다. 이는 기금의 주된 수입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전년 대비 8711억원 감소한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주파수 할당대가가 감소한 것은 통신3사가 2018년 5G 28㎓ 대역을 할당받을 당시 1만5000대의 기지국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해당 주파수 대역에 대한 할당이 취소돼 올해 재할당도 무산됐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로 인한 문제로 △정책 목표 달성 실패 △네트워크 강국으로서의 위상 저하 △서비스 품질 대비 높은 요금제로 소비자 부담 가중 △설비투자 미흡 및 재할당 무산 등에 따른 이동통신 3사의 이익 확대 △2023년 포함 5년간 기금 수입 감소 △5G 장비‧단말‧서비스 등 기술‧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을 추진,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통신시장 독과점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제4이통을 위한 전용 주파수로 5G 28㎓를 부여, 신규사업자 선정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통해 5G 28㎓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대가 최저 경쟁가격으로 740억원 규모로 확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할당계획을 공고했다. 이는 과거 통신 3사에 부과했던 할당대가 2702억원의 3분의 1수준이다. 또 신규사업자 1차 납부금도 할당대가의 10% 수준으로 줄였다. 신규사업자 3년 기지국 구축의무 기준도 낮췄다. 과거 통신 3사에게 요구한 1만5000대의 망 구축 의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신규사업자에 28㎓ 대역 전용주파수(3년)와 앵커주파수(700㎒ 또는 1.8㎓ 대역)도 할당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진입장벽을 낮췄음에도 제4이통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대기업은 아직 없다.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통신 3사도 28㎓ 대역의 수익성 확보에 실패한 마당에 인프라 구축 등 초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투입되는 사업 구조상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책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 한 올해도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8㎓는 이론상 최고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른 주파수다. 대신 전파 도달거리(커버리지)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떨어져 현재 사용되고 있는 LTE주파수나 5G 3.5㎓ 대비 많은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선 사업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사업자 입장에선 정부가 파격적 혜택을 준다 해도 수익성 확보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좁은 지형에 고층 건물이 많아 밀도가 높은 구조로, 특성상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