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뒤 '총선 모드' 본격 전환…당 재정비·통합은 과제

국민의힘, 혁신위·인재영입위 구성해 보선 참패 수습 민주, 이재명 당무 복귀 후 내부 통합 주력할 듯

2023-10-17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이후 본격적인 총선 준비 체제로 들어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수습책으로 혁신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구성하고 총선기획단을 조기 출범시켜 당을 '총선 모드'로 재빠르게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의 당무 복귀가 임박하면서 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당내 계파 간 통합을 이뤄내고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당 내홍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기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며 당 대표 사퇴론이 터져 나왔지만 임명직 당직자를 일괄 교체하고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한 채 당 재정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3대 혁신'과 '6대 실천 과제' 등 구체적인 당 체질 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사퇴 없이 내년 총선을 치러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대 혁신'에는 △서민 친화형 국정 운영 비전 목표 △상향식 원칙에 따른 공천 △도덕성 및 책임성 강화해 중도·무당층 포섭 등의 내년 총선 전략의 방향을 담았고, 6대 실천 과제는 △당 혁신 기구 출범 △총선 준비 기구 조기 출범 △인재 영입위원회 구성 △당정대 관계 개선 △당내 소통 강화 △신임 당직 인선 의결 등으로 구체적인 총선 모드 전환 계획을 포함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변화하고 혁신하라는 꾸짖음을 받았다. 철저하게 쇄신하고 변화하는 것만이 민심을 받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민심의 성적표를 철저히 분석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가는 것이 우리 국민의힘의 책임이자 자세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총선 사전 정지 작업으로 고강도 당무감사에도 돌입했다.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가운데 사고 지역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 감사 대상이다. 당규에 따라 정해진 일정대로 이뤄지는 감사지만 현역 국회의원들도 감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우고 당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도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대폭의 '현역 물갈이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번 감사가 현역 물갈이 지표로 쓰일 수도 있다는 점은 현역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당무 복귀하는 대로 총선기획단 등 총선 조직 구성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또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영장 기각, 보궐선거 대승을 거치며 당 장악력이 커진 만큼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비이재명계를 끌어안으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보선 승리 직후 메시지에서도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며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당 통합 의지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인사로 가늠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소위 '탕평 인사'를 하지 않고 이 대표와 가까운 인물을 기용한다면 '통합' 메시지는 공염불에 그치며 비명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현재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성별과 지역을 안배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박 전 구청장이 내년 총선에서 친이낙연계인 박영순 의원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박 전 구청장 지명이 향후 '비명계 물갈이 공천'의 예고편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비명계가 이 대표에게 통합 행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강서 보선 압승으로 여유가 생겨 대외적으로는 겸손함, 반성을 강조하고 내부로는 껴안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속내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말로만 할 게 아니고 행동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