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공습으로 최소 500명 사망…요르단, 바이든 방문 취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서로 책임 공방 세계 곳곳 이스라엘 규탄 시위 벌어져
2024-10-18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고,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예정됐던 미국·팔레스타인·요르단·이집트 간 4자회담은 취소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더욱 혼탁한 국면으로 접어들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후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또 수백여 명이 건물 잔해 밑에서 구조되지 못했고, 중상자 수백여 명도 존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자 약 350명은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상태다. 팔레스타인 당국과 하마스는 이번 병원 폭발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탓으로 발생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끔찍한 전쟁 학살"을 저질렀다며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하마스 또한 이번 병원에 대한 공습이 "명백한 전쟁 범죄"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번 병원 폭발에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로켓 발사 실패가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사 소식에 중동지역 각국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레바논과 이란은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고, 특히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시민들 위로 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탄은 곧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병원공습은) 잔인한 학살"이라고 비판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실도 "인도주의 법 존중을 우선하라"이라며 이스라엘을 질타했다. 세계 곳곳에서도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과 프랑스 대사관 앞에는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수백여 명의 시민이 시위를 열었다. 튀니지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도 튀니지 내 프랑스와 미국 대사관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평화적으로 중재하고자 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연이어 방문하고, 요르단에서 미국·팔레스타인·요르단·이집트 4자회담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압바스 수반이 회담을 취소함에 따라 요르단 방문이 무산됐다. 백악관은 요르단의 회담 취소 통보를 받고, 병원 폭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며 방문을 연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은 변함없이 진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의 축출 방법 및 가자지구 인도적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