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잠재력 깨울 열쇠 ‘실리콘 포토닉스’…파운드리업계 기술개발 경쟁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 2030년 78억6000만달러 성장 전망 TSMC 200여명 전문가 구성된 실리콘 포토닉 전담 R&D팀 구성 인텔 인텔랩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R&D 진행
2024-10-18 신영욱 기자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등의 성장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처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사용할 경우 기존 대비 획기적으로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TSMC,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란 빛을 이용해 컴퓨터 회로 내 데이터 송신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실리콘 칩 주위에 전자가 흐른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 전자와 함께 빛을 이용하는 것이다. 해당 기술은 레이저와 같은 광학 부품을 실리콘 기반 집적 회로와 통합해 전기 신호가 아닌 빛을 사용한다. 고속 데이터 전송, 긴 전송 거리, 낮은 전력 소비가 가능한 기술이다. 광학 연구의 한 분야인 포토닉스(Photonics)를 응용한 것으로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된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는 만큼 향후 시장에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은 2022년 12억6000만달러에서 2030년 78억6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연평균 성장률은 25.7%다. 특히 실리콘 포토닉스는 최근 적용분야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예컨대 레이저를 사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의 경우 자율주행 센서의 성능 향상과 소형화를 위해 실리콘 포토닉스가 사용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라이다 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모터, 렌즈 등의 구성품이 수작업으로 조립되기 때문에 저비용의 대량 생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활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에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난 라이다 시스템을 제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실리콘 포토닉스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 개발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빛의 병렬처리 능력을 활용해 하나의 물리적 장치로 다수의 추론이 가능한 AI 프로세서나, 고전 물리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 컴퓨팅과 도청, 감청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 통신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다 보니 해외에서는 관련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 연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TSMC는 실리콘 포토닉스를 연구를 위해 약 20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R&D(연구개발)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주요 팹리스 기업과 협력해 실리콘 포토닉스 및 패키징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은 연구조직인 인텔랩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대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상용화를 결정, 데이터센터 사업부에 기술을 넘겨 사업화했다. 인텔은 2016년 상용제품 출시 이후 600만개 이상 인텔 100G 트랜시버와 통합 레이저를 보급하는 등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광트랜시버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아직 실리콘 포토닉스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기는 했으나 현재까지는 해당 부분에 대한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