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가결파 징계 여부 이달 결정…'통합' 분수령되나
'가결파' 5명 징계 청원 동의 5만명 넘어…계파 간 신경전 격화 친명 정청래 "신상필벌 당연, 이것이 선당후사" '징계 대상' 윤영찬 "징계 얘기 자체가 말 안돼"
2023-10-18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징계 여부 결정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통합'을 시사하며 가결파 등 비이재명계의 포용을 시사했지만 일부 친이재명계에서는 '징계 보류 상태'라며 여전히 징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비이재명계는 "징계 논의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 5명을 징계해달라는 청원이 동의 5만명을 얻으며 지도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당 차원에서 응답해야 한다. 청원인은 지난 24일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행위 5인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설훈, 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청원한다'고 글을 올렸다.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가결파에 대한 징계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후로 이미 당의 '통합'을 강조하며 사실상 가결파에 대한 징계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합세해 '원팀'을 첫 메시지로 냈고, 보선 승리 직후에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며 당무 복귀 후 통합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당 지도부 내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통합 의지에도 가결파에 대한 징계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계파 간 갈등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가결파 징계를 안 한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해당행위는 아직 (징계) 보류 상태고, 특히 당원이 요구한 징계에는 현재 답변을 숙고 중이다. 정무적인 판단 절차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행위에 대한 조치는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신상필벌, 당연하고도 일상적인 당무고, 이것이 선당후사"라고 강조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보선 승리 직후인 지난 12일 "지속적으로 당 대표 사퇴를 주장하거나 당 대표 사당화 등 근거 없는 비판으로 당의 단합과 정상적인 당무 집행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징계 대상에 오른 비명계 의원들은 징계 논의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징계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국회의원이 각자에게 부여된 헌법적 권한이 있는데 소신대로 의사 표명을 했고, 그 당시에 가결 부결 자체가 당론으로 결정된 바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어 "의원들이 자기 소신에 따라서 투표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우리 당의 의원님들이 다 동의하고 계시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당 대표 사퇴 요구를 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하며 "대표 리스크 때문에 우리 당 경쟁력이 저평가되고 사당화가 심화돼서 '이게 과연 민주정당이 맞느냐'는 지적이 계속 나와 이걸 그만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을 위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해당 행위가 아닌 만큼 징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원내대표는 비명계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어 당 지도부 내에서도 가결파 징계를 두고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비명계 의원들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며 "소통하려는 노력 자체가 당을 통합적으로 이끌고 가고 싶다라는 의지의 표명 아니겠나"라고 말했다.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최고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관련) 내부 논의는 있는 상태"라며 "이 대표가 복귀한 뒤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지도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