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대 정원 확대' 첫 언급…"지역 필수 의료 살리려면 인력 확충 필요"

19일 '필수 의료 혁신 전략회의' 주재 "국립대병원 필수 의료체계의 중추로 육성"

2024-10-19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 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단체의 반대에도 여야 모두 의대 정원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의사 수 확대를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증원 숫자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여론을 조금 더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 의료 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건강·생명과 직결된 지역 필수 의료가 붕괴되고 있고, 지역 간 의료격차 문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산부인과 같은 필수진료과목의 인력 수급이 어려워서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역 필수 의료 붕괴와 의료격차 문제를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의사 수 확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우려하며 "의료 남용을 초래할 수 있는 보장성 확대에 매몰돼 의료서비스 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구조 개혁이 지체돼서 많이 아쉽다"며 "우리 정부는 국정과제로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무너진 의료서비스의 공급과 이용 체계를 바로 세우고 지역 필수 의료 인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필수 의료 인력 붕괴를 막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국립대병원을 필수 의료체계의 중추로 육성해 지역 의료 붕괴를 막아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는 재정 투자를 통해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국립대병원과 지역 내 병원이 협력하는 네트워크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필수 의료 체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사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의료 수가 조정 등 의료인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 의지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산부인과, 소아과 등 필수 분야에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법적 리스크 부담을 완화하고, 보험 수가를 조정하고, 보상 체계의 개편이 아울러서 뒷받침돼야 한다"며 "또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소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을 위한 정책 효과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 의료인, 전문가들과 우리 정부는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혁신의 목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도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대 정원 증원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우리 정부가 출범한 후 의료 인력이 어느 분야에서 어느 정도 부족한지를 계속 따져오고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의대 정원 증원규모)숫자는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증원 규모 확정 시점과 관련해 "규모 산정, 배분 등은 의과대학들로부터 추가 증원 요청 등 수요조사를 하고 예비 신청을 곧 받게 될 것"이라며 "그것을 취합하고 여러 전문가들 의견에 맞추는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 증원을 목표로 역산하면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해야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되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은 (증원) 숫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