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에 원화·주식 동반 약세

한미금리차 2%p 유지...외인 이탈 우려

2024-10-19     이보라 기자
이창용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원화와 주식이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9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를 전원 일치로 동결했다. 한미 금리 격차가 기존 최대 폭인 2%포인트(p)지만 국내 경기하방·금융안정 리스크 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와 성장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가계부채 증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시장 금리가 오르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경우 연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의 추가로 확대되면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한미 금리 격차가 2%p로 벌어진 이후 외인 자금은 계속 이탈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은 지난 8월부터 순유출로 전환했다. 실제 △8월 17억달러 △9월 14억3000만달러 등 2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과 선물 모두 팔아치우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 17∼18일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3거래일 만에 다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19일 코스피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46.8p(-1.9%) 하락한 2415.8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24.85p(-3.07%) 하락한 784.04를 가리키고 있다.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4.287%로 전날 대비 6.3bp(1bp=0.01%p) 상승했다. 그만큼 채권 가치는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동발 리스크와 고금리 영향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지속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금리 레벨업으로 인한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면서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채권금리 상승은 기존에 남아있던 공포심리에 경기 변수가 가세한 결과로,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원화 값도 떨어졌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 전 거래일 종가(1349.6원)보다 7.8원 오른 1357.4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보다 6.4원 오른 1356원에 개장한 뒤 쭉 1350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