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 고공행진

치솟는 미 국채금리...10년물 5% 턱밑 은행채·코픽스 상승에 대출금리까지 '쑥'

2024-10-19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여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대출금리는 상승세다. 대출금리 흐름과 관련해 기준금리가 의미를 잃은 분위기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2월부터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14~6.669%, 변동형 금리는 연 4.54~7.134%로 집계됐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대출금리는 'V자' 곡선을 그렸다. 앞서 5월까지 하락했으나 6월부터 반등해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린 결과다. 미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4.9% 선을 넘어서며 연 5%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8일 오후 기준 4.91%대에 올라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은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금리 상승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14~6.669%, 변동형 금리는 연 4.54~7.134%로 집계됐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대출금리는 'V자' 곡선을 그렸다. 앞서 5월까지 하락했으나 6월부터 반등해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은 4일 4.795%로 연고점을 찍은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는 4.717%를 기록했다. 8월 금통위 당시(4.347%)와 비교하면 0.37%포인트가 상승했다. 지난해 조달한 고금리 예금 만기에 대응해 은행권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했다. 16일 공시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다. 1월(3.82%)과 동일한 연고점이다. 상승폭도 올해 들어 가장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으며 시장은 미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시그널을 보이기 전까지 대출금리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