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다음주 '김기현 2기' 혁신위 출범···"권한 가져야 성공"

국민의힘 혁신위, 23일 최고위서 출범할 듯 독립성·권한 없을 시 실패 우려···"의총서 힘 실어줘야"

2023-10-19     이태훈 기자
김기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김기현 체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당 혁신위원회를 출범해 쇄신을 통한 위기 극복을 노리고 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허울뿐인 혁신위를 우려하는데, 지도부로부터 독립성과 권한이 주어져야 혁신위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주말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치고 오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를 출범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애초 지도부는 이보다 빠른 시일에 혁신위를 출범시키고자 했으나, 혁신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혁신위는 보선 패배로 위기를 겪고 있는 김 대표가 야심 차게 띄운 '승부수'다. 김기현 지도부 1기는 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하며 막을 내렸다. 이후 인선을 거쳐 2기 지도부가 세워졌으나,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당 쇄신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왔다. 혁신위는 내년 초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전 혁신안을 세워 당의 쇄신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아울러 과하게 수직적이라고 비판 받는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숙제도 안을 전망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맹탕 혁신위'를 우려하기도 한다. 지도부가 혁신위원장을 임명하는 특성상 지도부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이 쉽지 않아 혁신위의 권한이 제한적일 거라는 분석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에 "권한을 가지는 혁신위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건 모든 사람이 안다"면서도 "하지만 대표가 임명하는 혁신위인데 얼마나 권한을 가질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권한은 없고 허울만 있는 혁신위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여권에선 혁신위에 권한을 부여해 명확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상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하는 혁신위를 띄워야 한다"며 "혁신위에 정말로 광범위한 권한을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도 지난 1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기존에 있는 지도부가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내부 갈등만 유발하는 혁신위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라며 "중도층에 외면받은 국민의힘이 향후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혁신위가 제격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혁신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혁신위 제안 전폭 수용과 같은 정도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