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물가에 불붙은 대형마트 ‘반값경쟁’

신선식품에서 생활용품‧패션으로 가격 경쟁 품목 확대 마진 줄여 많이 파는 ‘박리다매’… 불황 속 생존 전략

2024-10-22     강소슬 기자
고물가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짠물 소비족’이 늘었다. 대형마트 업계에 다시금 ‘초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주말인 20일과 21일 이틀간 ‘레드 킹크랩’을 반값 수준으로 100g당 5000원대에 판매했다. 이마트 영업 개시 10분만에 6t가량 준비된 ‘반값 킹크랩’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앞서 롯데마트는 평소보다 40% 낮은 가격에 킹크랩을 팔았고, 홈플러스도 다음 주 중반까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킹크랩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킹크랩 가격이 급락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물량 상당수가 한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수산물 업계 ‘큰손’인 중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최대 명절인 ‘중추절’ 킹크랩 수요가 급감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형마트 업계는 초기 이벤트성으로 ‘반값’ 할인을 내세웠지만, 최근엔 불황 속 생존을 위해 마진을 줄여 많이 파는 박리다매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마트는 23일부터 물가안정 행사 ‘더 리미티드’를 진행한다. 더 리미티드는 매 분기별로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선, 가공, 생활용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행사다. 이번 더 리미티드 4차 품목은 총 54개다. 가공식품 26개, 신선 7개, 일상용품 19개, 완구 1개, 가전 1개로 구성됐다. 홈플러스도 물가안정을 위해 연중 진행 중인 ‘2023 위풍당당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는 25일까지 대규모 할인행사 ‘위켄드 어웨이’를 펼친다. 첫 주차 행사에선 보리먹고 자란 캐나다산 삼겹살/목심(100g)을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 40% 할인했으며, 호주산 소고기 전품목도 멤버십 특가로 최대 40% 할인, 생물/해동새우 전품목은 최대 반값으로 낮췄다. 19일부터 25일까지는 바비큐, 채소, 밀키트, 캠핑용품 등 주말 나들이 추천템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최근 전국 40개점에서 12일부터 SPA브랜드 청바지의 평균 판매가 대비 50%가량 저렴한 ‘반값 청바지’를 1만980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 패션팀은 저렴한 청바지를 내놓기 위해 의류 기업 동광인터내셔날과 6개월간 머리를 맞댔다. 업체 담당자와 현장 미팅을 20여 차례 진행했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그간 롯데마트는 알뜰 소비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위해 반값 한우, 반값 채소 등 저가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를 기점으로 잠시 사라졌던 ‘초저가 경쟁’은 신선식품에서 생활용품과 의류 상품으로 번지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는 만큼 초저가 상품을 통한 가격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