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고 대출 잠그고'…2금융권 사실상 '개점휴업'

고금리 시대 '진퇴양난'...시장금리 상승에 부실 확대 우려

2024-10-22     이광표 기자
고금리로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자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대부업 등 제2금융권이 대출금리를 올리며 사실상 대출업무를 중단하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10월(9월 말 기준)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로, 전달(17.46%)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 역시 9월 16.37%에서 10월 16.55%로 0.18%p 뛰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워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 다만 단기카드대출이나 결제성 리볼빙과 달리 상환기간이 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9월 14.10%에서 10월 14.07%로 0.03%p 하락했다.  카드사 대출 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때문이다. 8대 카드사들의 조달금리(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는 8월 평균 4.42%에서 10월 4.65%로 두 달 새 0.23%p 상승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은 아예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법정 최고금리(20%)는 정해져 있다 보니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돈을 빌려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3조34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1317억원)와 비교해 45.4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31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곳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6.0%, 지난해 하반기 16.3%, 올해 상반기 17.5%, 올해 하반기 17.5%로 금리 상한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민간 중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 금리 상한이 17.5%로 제한돼 조달비용 상승분만큼 금리를 올릴 수 없어 대출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도권 내 마지막 대출 창구인 대부업도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나이스(NICE) 신용평가회사(CB) 기준 대부업체 69개사가 내준 신규대출 규모는 950억원으로 전년 동월(3천66억원) 대비 2116억원(69.02%) 감소했다. '서민 급전 창구'인 대부업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자 아예 법정 최고금리를 높이거나 기준금리에 연동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고금리를 올리면 어려운 분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견도 있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