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지상전 임박…국제사회 '우려' 여전
이스라엘 국방 장관 "가자지구, 곧 안에서 보게 될 것" '국제법' 준수 압박…장기점령-민간인 피해 방지 강조
2024-10-22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완전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이스라엘이 곧 가자지구 지상전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지상전이 벌어질 시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어 국제사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서방은 이스라엘에 국제법 준수하에 지상전을 치를 것을 지속 압박하고 있다.
22일 복수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다수 병력을 집결시키며 지상전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발언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했음을 짐작케 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군에 전하는 영상 연설에서 "가자지구를 멀리서 보고 있지만, 곧 안에서 보게 될 것이다. 명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선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 인명피해·확전 방지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한 정황을 근거로 지상전 계획이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설정한 '하마스 제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상전이 불가피해, 어느 시점에서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상전 임박 관측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상전 특성상 완전한 민간인 보호는 사실상 어려워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지상전을 펼칠 것을 이스라엘에 지속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장기간 점령하지 않고,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펫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통화 사실을 밝혔다. 로이드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로 인도적 지원 물품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한 역할에 감사를 표한 한편,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한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조언은 '그것(지상전)을 하지 말라'가 아니다"며 "우리는 하마스를 추격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해당 장관은 "따라서 '그것을 하지 말라'는 아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고 단지 전술적 작전만이 아니라 전략을 가져라'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 안에서 행동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21일 지상전 개시 연기 문제를 이스라엘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혼선으로 인한 잘못된 답변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20일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다"(Yes)고 대답한 이후 나온 메시지여서 이목이 쏠린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국제사회의 바람대로 '국제법'을 준수하는 지상전이 펼쳐질지는 미지수다. 피터 러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가전에 돌입한다면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고,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다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난잡한 가자지구 전투를 예상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