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준석 "대구 출마하면 아첨하는 간신배들 정리할 것"
매일일보 인터뷰…"모든 가능성 열려 있어" "수도권 민심 이반, 심각한 상황…尹 잘못" 탈당·창당에 "현재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아"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문장원 기자 | 이준석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이 출마할 지역을 놓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1순위인 서울 노원병은 물론이고 제주도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무소속 출마설 언급에는 강한 사명감을 보이며 "아첨하는 간신배들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안정적인 텃밭에서 배지를 달고도 당과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쓴소리 한번 못하는 현역 의원들과 직접 붙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보수 정치가 망가지게 된 것은 대구에 아첨이나 하는 간신배들이 들어앉아 안정적으로 정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라며 "만약 대구에 출마하게 된다면 그 사람들을 한번 정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 18일 '대구‧경북(TK)이 바뀌어야 수도권이 바뀔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대구 출마설의 명분과 같은 맥락이다. '보수의 본진'에서 변화를 이끌지 않으면 수도권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고,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선 "지금 무슨 말을 붙여도 망한 상황이다. 심각하다. 당장 하루 하루가 급한데 당은 전혀 급한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긍정 25%, 부정 66%(한국갤럽 10월 20일 발표)다. 제가 용을 써도 플러스 마이너스 10% 정도를 움직일 수 있지 무슨 수로 뒤집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민심 이반의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큰 잘못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다른 사람들 정치하는 길은 다 막아버린 것 아닌가"라며 "이준석이 당 대표 하면서 다 이겨놨더니 윤 대통령 마음대로 하다가 총선에서 다 지게 생겼다. 딱 1년 걸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그는 '결행'의 타임 라인을 올해 12월 말로 못 박은 상태다. 다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로, 탈당이나 신당 창당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잘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한다"며 "총선 100일을 앞두면 시간이 없어서 무엇을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 때는 제 개인이 당선되는 길로 가는 것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아무 것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 그 때 고민하면 되지 미리 고민해서 경도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6일 '눈물의 기자회견'이 큰 화제가 됐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는데.
15일 의원총회를 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 정도로 졌으면 상당한 위기 의식이 있어야 된다. 보궐선거의 후폭풍으로 당이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의총에서 '질서 있는 변화' 같은 한가로운 소리를 했다. 이길 방법도 모르고 지고 나서 무엇을 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당이 돼버렸다. 굉장히 뼈 아픈 지점이다. 의총 결과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기자회견에서 '바보'·'꼴불견'·'저주' 등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이 나왔다.
좋게 좋게 표현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에게 왜곡된다. 정치인은 직설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나머지는 다 잘하고 계시지만'과 같은 의미 없는 표현은 메시지의 힘을 약화시킨다. 그렇게 대통령 비위 맞추는 조언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메시지는 아주 간결해야 된다. 조선시대 때도 상소문은 격렬했고, 그 상소문에 난리 친 사람은 폭군이었다.-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대령과 서이초 초등학교 교사 사건 이야기를 할 때 감정이 격해졌다.
박 대령 일이 터졌을 때 포털 자동 검색어가 '박정훈 고향'이더라. 보수 쪽에 있는 사람들, 특히 TK 사람들은 제발 이 사람이 전라도 출신이겠거니 하면서 검색했다는 것이다. 보수가 갈 길이 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이 터졌다면 국민의힘 의원 전부 나갔을 것이다. 지금 여당 의원들이 그만큼 비겁하다. 이 사건 때문에 저는 면목이 없어졌다.-국민의힘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지금 탄핵 이후 선거 4번을 지고, 그 다음 국민들이 기회를 줬다.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대선, 지방선거까지 3번을 이겼다. 그 때 이긴 승리 방정식이 있고, 그 전에 진 4번의 패배 방정식이 있다. 질 때는 계속 극우 유투버들 끌어들이고 당장 누구 욕만 하면 되는 줄 안다. 선거는 굉장히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무엇보다 전략적으로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야 된다. 국민의힘은 지금 필패의 방정식으로 가고 있다.-내년 총선에서도 '세대 포위론'이 유효한 전략이라고 보는가.
유일한 방법인데 구현할 사람이 없다. 전략만 짠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구현을 할 수 있는 실체적인 삶의 궤적과 그 다음에 기획이 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갑자기 김기현 대표가 '나도 세대 포위론 하겠다'고 하면 되겠나. 또 '1000원의 아침밥'이나 주고 오는 수준이다. 더 이상 지역 구도로는 승리 가능성이 없고, 결국 세대 측면에서 더 넓은 세대를 포용해야 되는데 가능성이 없다.-윤 대통령이 당정 관계나 국정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변화는 의지와 속도가 중요하다. 윤 대통령은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하루 하루 모면하는 방법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순방 계획을 잡았는데 전용기 타고 있는 동안에는 한국과 연락도 안 닿고, 비판하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편하겠나. 그런 순간 국민들과 멀어진다.-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이 된 것 같다. 돌파구는 무엇인가.
지금 무슨 말을 붙여도 심각하다. 망한 상황이다. 당장 하루 하루가 급한데 전혀 급한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 제가 그게 제일 아쉬운 사람이다. 서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긍정 25%, 부정 66%(한국갤럽 10월 20일 발표)인데 제가 아무리 용을 써도 플러스 마이너스 10% 정도를 움직일 수 있지 무슨 수로 뒤집겠나. 윤 대통령이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 도움을 받아서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다른 사람들 정치하는 길은 다 막아버린 것 아닌가. 이준석이 당 대표 하면서 다 이겨놨더니 윤 대통령 마음대로 하다가 다 총선에 지게 생겼다. 딱 1년 걸렸다.-수도권 위기론에 대한 대응책으로 영남권 중진들의 '험지 출마' 이야기도 나온다.
험지에 출마한 경우 잘된 경우도 없다. 아무도 기대도 안 하고 의미도 없고 그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도 없다.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서 밝히는 메시지를 보니까 약하다. 더 세게 나가야 한다.-안철수 의원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공천을 주지 않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 분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제 입장에서 공천을 받든, 안 받든 무슨 감응이 있겠나. 2018년 재보궐 선거 때 노원병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나가 27% 득표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13% 나왔다. 지금 무소속으로 나가도 더 잘 나올 것 같다.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다.-18일 대구 토론회에서 내년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를 위한 방안으로 'TK 변화'를 강조했다.
그 때 살찐 고양이(대구 의원) 이야기를 했다. 진짜 정치인 중 떡잎부터 괜찮은 사람들은 초선 때부터 할 일 다 한다. 초선 때 잘하면 재선 만들고, 재선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3선을 만드는 문화가 돼야 한다. 초선 때 조용히 있는 사람들 키워봤자 뭐하나. TK에서 조용히 하고 있고 복지부동하는 사람들을 싹 갈아치워야 한다.-'유사 보수'도 이야기했는데 정확히 어떤 보수인가.
뻐꾸기 '탁란'에 비유했다. 뻐꾸기가 탁란하는 영상을 보면 알에서 먼저 깨어나 다른 새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낸다. 당에 들어 온 지 2~3년 된 사람들이 보수의 주류가 되려고 그렇게 하고 있다. 총선에 지게 생겼는데 말이다. 대단한 보수적 가치관이나 비전을 내세우면서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아니다. 지지층에 어필하기 위해 유승민, 이준석 욕만 한다. 방향도 저열한데 방법도 저열하다.-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나.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홍준표 모델'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원병이 1순위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제주도에도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대구 무소속 출마는 보수 정치가 지금 망가지게 된 것에는 대구에 아첨이나 하는 간신배들이 들어앉아서 안정적으로 정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만약 대구에 출마하게 된다면 그 사람들을 한번 정리하고 싶다.-유승민 전 의원의 12월 탈당 여부 결정에 이 전 대표도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금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고,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12월이라는 시기는 유 전 의원과 전혀 교감하지 않았다. 신당 창당도 전혀 상의한 바 없다.-국민의힘 변화를 전제로 12월 말 크리스마스 이후를 탈당 결심의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제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고 궤도에 올려놨던 국민의힘이 잘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총선 100일 앞두면 시간이 없어서 무엇을 할 수도 없다. 그 때는 제 개인이 당선되는 길로 가는 것이다. 구체적인 것은 제가 선택하는 것이다. 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로 아무 것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 그 때 가서 고민하면 되지 미리 고민해서 거기에 경도될 필요가 없다. 지금 대단한 모의를 하고 있거나 탈당하거나 제명을 당하기 위한 어떤 포석을 쌓는 게 아니다. 제가 1년 반 동안 당한 게 부족한가. 오늘도 명분 만들어서 나가려면 나갈 수 있다. 지금 명분이 부족해서 안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