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요한 혁신위원장 선임으로 쇄신 첫 걸음···'전권 보장'으로 힘 싣기

혁신위, 인물난에 표류 위기···인요한 임명으로 극적 출범 김기현 "혁신위, 활동 범위·안건 등에 전권·독립성 부여" 인요한 "통합 추진할 것···와이프·자식 빼고 다 바꿔야"

2024-10-23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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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이끌 혁신 기구 수장으로 인요한(64·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선임했다. 혁신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며 '쇄신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는 비판을 받던 지도부도 인 교수를 임명하며 혁신의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에 독립성 보장과 전권 부여를 약속하며 힘을 싣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진실한 변화를 만들어 갈 혁신위원장으로 인 교수를 모시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당의 약점을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진단해 개혁을 이뤄내고, 취약 지역과 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본다"며 "그러려면 당 안의 시각보다 당 밖의 시각이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하겠다"며 인 교수 선임 배경을 전했다. 인물난으로 표류 위기에 처했던 여당 혁신위는 이날 인 교수 선임으로 23일 혁신위를 출범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당초 지도부는 주말까지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들이 거절 의사를 밝히며 위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명색이 집권당인데 당을 혁신할 중심인물 한 명 못 구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날 지도부가 인 교수 선임을 발표하며 혁신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 혁신위는 향후 인 교수를 중심으로 인적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혁신위에 활동과 관련한 독립성 보장은 물론, 전권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혁신위는 위원회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 독립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는 것에 구성원 모두가 동참하여 당의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내년 초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전 혁신안을 세워 당의 쇄신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는 한편, 과하게 수직적이라고 비판 받는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숙제도 안을 전망이다. 인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선 수락 배경에 대해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사람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이런 통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내려와야 된다"면서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된다.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인 위원장은 연세대 졸업 후 1987년 서양인 최초로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으며, 1991년부터 32년간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으로 일해 왔다. 2012년에는 가문의 교육·의료 분야 공헌을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 부위원장을 지냈다. 인 위원장의 조부 윌리엄 린튼 선생은 1912년 선교사로 입국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만드는 데 공헌했고, 3·1운동을 해외에 알리는 데 역할을 했다.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부친 휴 린튼 선생은 6·25전쟁 참전용사다. 인천상륙작전에 미국 해군 대위로 참전했고, 이후 순천기독치료소를 설립해 결핵 퇴치 활동에 앞장섰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인 교수의 '제도권 정치 경험' 부족과 당 사정에 밝지 못한 부분을 우려하기도 한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기존 정치권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인 교수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을 높이 산 거라고 본다"며 "혁신위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정치권과 당내 상황 반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